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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기온 벌써 30도 찍는데…‘무더위 쉼터’ 운영 어쩌나

낮기온 벌써 30도 찍는데…‘무더위 쉼터’ 운영 어쩌나

강경민 기자
입력 2020-06-04 09:27
업데이트 2020-06-04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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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로 쓰던 경로당 문 닫았고 대체시설 확보 쉽지 않아“2m 거리두기 가능할까” 뙤약볕 막아줄 그늘막 설치도 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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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이글 아지랑이
이글이글 아지랑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의 한 도로 표면에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시민들이 강한 햇볕을 피해 서둘러 길을 건너고 있다.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등 초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방역 당국은 마스크 쓰기를 당부하지만 시민들은 호흡곤란 등 불편을 호소, 코로나19 방역에 무더위라는 큰 장애물이 생겼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등 폭염이 일찌감치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더위에 취약한 노인, 뙤약볕과 후끈거리는 도로의 열기에 노출된 행인들은 잠시나마 햇볕을 피할 그늘이 아쉬울 때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방역 기준을 지키면서 폭염에 대응하는 방안이 거의 없어 올여름 폭염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4일 충북도와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6∼8월 폭염 일수는 20∼25일, 열대야는 8∼13일로 작년(폭염 13.8일, 열대야 6.5일)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도는 지난달 20일부터 9월 30일을 기한으로 폭염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게 무더위 쉼터 운영이다.

도가 지정한 쉼터는 총 2천444곳이다.

이 가운데 경로당이 1천982곳으로 전체의 81.8%에 달한다. 다음은 마을회관, 금융기관, 읍면동 사무소, 보건소 순이다.

그러나 경로당은 도내에서 코로나19가 발생(2월 20일)한 후 나흘째인 2월 24일부터 문을 굳게 닫아걸었다. 3개월을 훌쩍 넘긴 지금도 여전히 열리지 않고 있다.

도 관계자는 “경로당 개방은 정부도 섣불리 결정하지 못할 정도의 어려운 사안”이라며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에서 경로당을 쉼터로 활용하는 게 가능한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가동하지 말아야 하고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해야 하는데, 교실보다 공간이 적은 경로당을 개방해서는 안 된다는 게 이 관계자의 얘기다.

지난 3월 괴산군 장연면 오가리 경로당에서 함께 생활하던 노인 8명이 코로나19에 무더기 감염됐고 그 이후 같은 마을 주민 3명이 추가 확진된 일도 있다.

코로나19가 수그러들지 않을 경우 무더위쉼터를 휴관한 뒤 2m 이상 거리 두기가 가능한 그늘진 실외나 대형 체육관 등을 대체 쉼터를 운영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그러나 충북도는 아직 대체 쉼터를 지정하지 못했다.

학교 강당이나 체육관 등은 더위를 피하려는 사람들이 몰릴 수 있고, 관리·감독자 없이 2m 거리 두기를 유지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자칫 코로나19 확산을 부추길 가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나무 그늘이나 교량 밑을 쉼터로 지정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뜨거운 햇볕을 피할 수 있어 ‘도심 속 오아시스’로 불리는 신호등 교차로 그늘막이 올해에도 행인들의 환영을 받을지는 미지수다.

그늘막을 지난해 교차로 361곳에 설치했던 충북도는 올해 458곳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뙤약볕을 피해 그늘막을 찾은 행인이 3∼4명만 돼도 2m 거리 유지는 어려워진다. 엘리베이터를 탔을 때처럼 비좁게 서야 할 수도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하루가 다르게 더워지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 속에 효과적인 폭염 대책을 찾기는 정말 어렵다”며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외출 시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를 꼭 써 달라고 홍보를 강화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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