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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유입 주요 진원지 카자흐스탄, 세계 첫 ‘전면 봉쇄로 유턴’

해외유입 주요 진원지 카자흐스탄, 세계 첫 ‘전면 봉쇄로 유턴’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7-05 03:32
업데이트 2020-07-05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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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의 한 여성이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 알마티의 코로나19 이동 검사소에서 검사 샘플 추출을 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카자흐스탄의 한 여성이 이 나라에서 가장 큰 도시 알마티의 코로나19 이동 검사소에서 검사 샘플 추출을 하고 있다.
로이터 자료사진
한국의 코로나19 해외 유입 주요 진원지가 된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이 코로나19 이후 완벽한 봉쇄를 풀었다가 다시 완벽한 봉쇄로 돌아서는 첫 번째 국가가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연합뉴스가 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5일부터 2주 동안 강력한 방역 제한조치를 재도입한다고 밝혔다. 새 제한조치에 따라 지역 간 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철도 운행도 제한된다. 가족 행사와 추모 행사 등을 포함한 모든 대중 행사가 금지되고 길거리·공원 등에서 3인 이상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것도 금지된다. 미·이용실, 스포츠센터, 헬스클럽, 수영장, 해수욕장, 박물관, 오락실, 유치원, 영화관, 종교시설 등도 모두 폐쇄된다.

수도 누르술탄은 2주의 제한 조치 기간 시내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부족한 병상 확보를 위해 알마티의 체육관과 누르술탄의 호텔 등에 임시 감염전문병원을 개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 당국이 성급하게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추가 확산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지난 3월 16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했던 카자흐스탄 정부는 발병률이 떨어진 지난 5월 11일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각종 제한조치를 대폭 완화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 따르면 비상사태 해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7배나 늘었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히 증가해 이달 들어 1500~16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나라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도 1644명의 신규 확진자가 늘어 누적 확진자는 4만 5719명으로 증가했다. 전염병 확산 이후 지금까지 의료진 5000여명도 감염돼 그 가운데 18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여전히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에는 병원 바깥에 늘어선 앰뷸런스 사진들이 넘쳐난다. 이번주 약국마다 장사진을 선 채 약품들을 사재기하는 바람에 약품 부족을 겪고 있다. 지난 2일 이 나라에서 가장 큰 알마티의 약국에 7만정의 파라세타몰이 공급됐는데 30분 만에 다 팔릴 정도였다.

수도 누르술탄의 감염병 전문의인 사울러 아티가예바는 카바르 TV 인터뷰 도중 눈물을 글썽이며 “28년을 일했는데 이런 모습을 전에 본 적이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것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죽어가고 있다. 그들은 길거리에 나가고 파티에 가서 서로 감염시켰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경 근처 우랄스크 신문 편집장인 루크판 아크메댜로프는 선데이 텔레그래프에 “대다수는 위험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당국으로부터 나온 메시지는 우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만 정점에 가까웠을 따름이었다는 것을 지금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카자흐스탄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8명으로 전체 해외유입 확진자(319명)의 11.9%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카자흐스탄발 확진자는 계속 이어져 이날까지 나흘 동안에만 최소 8명이 입국 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카자흐스탄발 확진자 증가는 한동안 중단됐던 양국 간 항공 운항이 6월부터 재개되면서 카자흐 거주 고려인(옛 소련권 토착 한인)과 한국 교민, 치료 목적으로 급하게 한국을 찾는 카자흐인 등의 입국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알마티~인천 노선에 아시아나 항공이 2주에 1회, 카자흐스탄 에어아스타나 항공이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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