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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저임금 제외된 장애인 노동자, 정부가 재정 지원하라

[사설] 최저임금 제외된 장애인 노동자, 정부가 재정 지원하라

입력 2020-08-05 22:10
업데이트 2020-08-06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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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노동부가 어제 내년도 최저임금 8720원을 고시했다. 주당 근로시간 40시간(유급주휴 포함)을 적용해 월급으로 환산한 금액은 182만 2480원이다. 이번 최저임금은 고통 분담 차원에서 올해 8590원보다 1.5% 올렸다. 그런데 직업재활시설 장애인은 최저임금 적용 대상에서 제외돼 있다. 최저임금법 제7조에 ‘정신장애나 신체장애로 근로 능력이 현저히 낮은 자’는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를 받아 최저임금 적용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기준노동자의 작업 능력 대비 70%를 충족하는 장애인 노동자만 최저임금을 적용받는다.

미래통합당 김예지 의원실이 고용노동부·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저임금 대비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 근로자의 평균 시급’ 비율은 2017년 41.4%, 2018년 38.1%, 2019년 36.6%로 해마다 하락 추세를 보이고 있다. 매년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장애인과의 격차가 더 벌어지는 구조다. 지난해 정부가 발표한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 노동자 지원 방안’에 따르면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의 노동시간은 하루 평균 5.9시간(월평균 135시간)이며, 임금은 시급 3416원, 월평균 37만 5000원 정도다. 한데 최저임금 적용 제외 장애인은 증가 추세다. 2015년 7006명이었지만, 2018년 9413명으로 늘어났다.

현실적으로 기업이 장애인 근로자를 고용할 때 차별적 임금을 제공하는 것이 불가피하더라도 최저임금법의 취지를 고려할 때 이 같은 차별을 명문화한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국가 중 최저임금 적용 제외 대상을 규정하는 나라는 한국 등 3개국뿐이다. 최저임금법의 조항 탓에 장애인 노동자가 최저임금 이하를 받는다면 그 일부라도 정부 재정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다행히 ‘최저임금법 개정안’, ‘장애인고용법 개정안’ 등이 국회에 발의돼 있다. 여야는 전향적으로 개정안을 적극 검토하길 바란다.

2020-08-06 3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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