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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내딛듯 그들만의 선 만드는 팀들 모아 튀는 별색 예쁜 조화 보여줄 것”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 내딛듯 그들만의 선 만드는 팀들 모아 튀는 별색 예쁜 조화 보여줄 것”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21-06-23 17:42
업데이트 2021-06-24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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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재 여우락 페스티벌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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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소재로 한 우리 음악의 새롭고 다양한 실험이 서울 국립극장 여우락(樂) 페스티벌에서 펼쳐진다. 무토(MUTO). 국립극장 제공
전통을 소재로 한 우리 음악의 새롭고 다양한 실험이 서울 국립극장 여우락(樂) 페스티벌에서 펼쳐진다. 무토(MUTO).
국립극장 제공
우리 전통음악의 다양한 실험의 장(場)이 됐던 여우락(樂) 페스티벌이 12회를 맞은 올해 더 도발적이고 과감한 무대를 선보인다. 예술감독과 음악감독이 이끌던 축제를 1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주도하는 체제로 바꿔 더욱 명료한 방향성을 보여 주기로 했는데, 그 첫 주인공이 아티스트 박우재다. 양방언, 나윤선, 원일, 유경화 등이 거쳐 간 예술감독 자리를 채운 박 감독은 “거문고를 거꾸로 뒤집어 술대가 아닌 활로 연주하는 나 같은 사람을 부른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의미를 찾았다. “우선 나 같은 사람들을 모아 보기로 했다”며 그야말로 요즘 국악계 안팎에서 ‘힙한’ 아티스트들을 모아 13개 무대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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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재 여우락 페스티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국립극장 제공
박우재 여우락 페스티벌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국립극장 제공
●새달 2일부터 13개 무대 이어져

다음달 2일부터 24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극장, 하늘극장, 별오름극장에서 이어질 여우락 페스티벌의 올해 콘셉트는 ‘선을 밟은 사람들의 규칙 없는 초연결’이다. 22일 만난 박 감독은 “기존 관습이나 각자가 가진 한계(규칙)를 뛰어넘어 자신만의 음악 세계를 확장하며 새로운 선의 선두에 서 있는 사람들을 연결하는 공연”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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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소재로 한 우리 음악의 새롭고 다양한 실험이 서울 국립극장 여우락(樂) 페스티벌에서 펼쳐진다. 국악과 재즈의 조화를 이루는 신박서클. 국립극장 제공
전통을 소재로 한 우리 음악의 새롭고 다양한 실험이 서울 국립극장 여우락(樂) 페스티벌에서 펼쳐진다. 국악과 재즈의 조화를 이루는 신박서클.
국립극장 제공
●심청가에 미디어아트 등 접목한 공연

전통을 소재로 하지만 누구도 가 보지 않은 길을 내딛듯 한 걸음씩 그들만의 선을 만들어 가는 팀들을 엄선했다. 박 감독이 소속된 그룹 무토(MUTO)와 입과손스튜디오가 만나 판소리 ‘심청가’에 키네틱 LED와 미디어아트를 접목시킨 ‘두 개의 눈’, 과거 무대에선 주목받지 못했다 요즘은 인기가 높아진 거문고만 모여 트리오를 구성한 쓰리고(심은용·황진아·박다울)의 ‘고고고’, 국악과 재즈가 결합한 신박서클과 재즈피아니스트 윤석철, 월드뮤직그룹 공명과 일렉트로닉 록밴드 이디오테잎 등 신선한 협업(컬래버레이션)이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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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을 소재로 한 우리 음악의 새롭고 다양한 실험이 서울 국립극장 여우락(樂) 페스티벌에서 펼쳐진다. 전자음악과 재즈로 전통을 재해석한‘나와 일로’. 국립극장 제공
전통을 소재로 한 우리 음악의 새롭고 다양한 실험이 서울 국립극장 여우락(樂) 페스티벌에서 펼쳐진다. 전자음악과 재즈로 전통을 재해석한‘나와 일로’.
국립극장 제공
●관객 32명 입장, 아티스트와 실험 시도

소극장인 별오름극장에선 관객 32명만 입장해 아티스트들과 함께 ‘실험’을 한다. 현악기인 아쟁(김용성)과 가야금(박선주) 연주자들이 무대 위에서 직접 누에고치에서 실을 뽑아내는 퍼포먼스를 하기도 하고(‘실마리’), 가야금(하수연)·거문고(황혜영) 듀오는 무대에서 두부를 만들며 청각과 후각을 자극한다(‘두부의 달음’).

박 감독은 “동시대성은 일부러 구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내가 그 안에 있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라면서 “각자 다른 색깔들이 다양성으로 인정받게 된 지금의 동시대성은 이제 누군가에게 속하지 않아도 남들과 다르게, 내 자체로 빛을 내는 게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어릴 때 미술시간에 선생님들이 주로 쓰라는 색깔들이 있었고 튀는 별색을 쓰면 ‘조화를 이뤄야 한다’곤 했다”는 기억을 떠올린 그는 “조화를 강요받느라 아름다운 색깔들을 쓰길 자제했다면 이제는 특별한 각자의 색깔로만 찬란히 빛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우리가 배워 온 명인 선생님들의 이름이 붙은 산조나 소리는 선생님들이 가장 빛나고 용기 있던 젊은 시절에 만든 음악들”이라면서 “차세대 연주자들도 더욱 용기를 내고 빛을 낼 수 있길 바란다”며 여우락 무대에 의미를 덧댔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21-06-24 2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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