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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왜 ‘해병대 부사관’을 기피할까[밀리터리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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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ㅣ 수정 : 2021-10-10 13:30 밀리터리 인사이드 섹션 목록 확대 축소 인쇄

해병대 하사 운영률 70%에도 미달…지원자 해마다 감소

‘귀신 잡는 해병대’ 명성에도
‘워라밸’ 청년들 부사관 외면
‘임기제 부사관’으로 돌려막기
고된 훈련 등 감안 ‘처우개선’ 필요
6일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해안에서 실시된 여단급 합동 상륙훈련에서 해병대 1사단 대원들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로 적 해안에 상륙한 후 돌격하고 있다. 2021.4.6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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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경북 포항시 북구 송라면 해안에서 실시된 여단급 합동 상륙훈련에서 해병대 1사단 대원들이 한국형 상륙돌격장갑차(KAAV)로 적 해안에 상륙한 후 돌격하고 있다. 2021.4.6
뉴스1

전시에 선봉에서 상륙작전을 펼치는 해병대는 군의 핵심 전력으로 꼽힙니다. 해병대원은 높은 자부심과 끈끈한 전우애로도 유명합니다. 6·25 전쟁에선 ‘귀신 잡는 해병대’라는 무시무시한 별명을 얻었습니다.

그런데 군의 자랑이던 해병대에서 부사관 지원자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문제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러 ‘인원 돌려막기’로 근근이 정원을 채워는다고 합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10일 국회와 국방부에 따르면 해병대 하사 정원은 지난해 기준 2826명이지만 실제 운영인력은 1933명으로 운영률이 68.4%에 불과합니다. 부사관 인력 부족이 심각해지면서 2019년보다 정원을 33명 더 늘렸지만 운영인력은 오히려 294명이나 감소했습니다.

●지난해 해병대 하사 운영률 68.4%

해병대 단기복무 부사관은 중도 탈락자가 많습니다. 지난해 신규 부사관 임용 목표는 733명이었는데, 군은 탈락자를 감안해 여유있게 1115명을 선발했습니다. 그런데 지원자가 선발인원에도 못 미친 1092명에 그쳤습니다. 이들 중 또 435명이 임관을 포기해 실제 뽑힌 인원은 목표치의 89.6%인 657명에 불과했습니다.

‘일당백’이라고 생각해 적은 인원을 정예대원으로 육성하면 되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분이 있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군은 앞으로 병사는 줄이고 ‘허리’인 부사관은 크게 늘릴 계획입니다. 벌써부터 부사관 운영인원이 줄어들면 이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게 됩니다.
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앞 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전투 수영 훈련을 위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2020.7.8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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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일 오후 경북 포항시 남구 앞 바다에서 해병대원들이 전투 수영 훈련을 위해 바다로 뛰어들고 있다. 2020.7.8 뉴스1

해병대는 방법을 찾다 ‘임기제 부사관’을 대폭 늘리는 방법을 썼습니다. 임기제 부사관은 병사로 제대한 뒤 다시 4년 이내의 기간 동안 근무하는 단기복무 부사관의 한 종류입니다.

과거엔 ‘유급지원병’으로 불렸는데, 하사 임금을 받고 자신이 병사로 복무하던 곳에서 근무할 수 있어 인기가 많습니다. 최근 취업경쟁이 심해지면서 더 인기가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해병대는 220명이 정원인 임기제 부사관을 400명으로 늘리는 방법을 썼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어디까지나 땜질식 대처일 뿐입니다.

이런 문제가 생긴 가장 큰 이유는 병력 자원 감소 때문입니다. 2011년 36만 5052명에 이르렀던 현역 판정 처분 인원은 지난해 28만 2167명으로 급감했습니다. 이에 부사관 인력 조달에 비상이 걸렸고, 청년들은 정년이 보장되지 않는 군인의 특성과 제대 후 진로를 감안해 공군, 해군 등의 ‘기술 부사관’으로 몰렸습니다.

●워라밸·미래 진로 고려해 해병대 기피

결국 ‘전우애’, ‘자부심’, ‘애국심’을 내세운 해병대는 부사관을 모집하기 어렵게 된 겁니다. 특히 훈련이 많고 고된 해병대는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여기는 요즘 청년들에게 기피 대상 1호가 됐습니다.
17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2020.6.17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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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일 오전 인천시 옹진군 대연평도에서 해병대원들이 경계근무를 하고 있다. 2020.6.17
연합뉴스

국회 국방위원장인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해병대사령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해병대 수색대 부사관 운용률도 2018년 83%, 2019년 70%, 지난해 61%로 해마다 급감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해병대 수색대 하사 운용률은 40%까지 내려갔습니다.

근본적인 해법은 ‘처우 개선’입니다. ‘악으로 깡으로’라는 구호는 이제 옛 말이 됐습니다. 훈련이 많고 고된 만큼 적절한 임금과 수당으로 보상하지 않으면 청년들이 지원서를 내지 않습니다.

●‘악으로 깡으로’ 옛말…부사관 처우 높여야

특히 최근엔 병사 복무기간이 18개월로 줄어들면서 복무기간이 상대적으로 긴 육군 학군사관(ROTC)도 지원자 부족 현상이 발생했고, 그 여파로 각 군 전투병과 부사관 지원자도 덩달아 감소하는 악순환이 뚜렷해졌습니다. 당장은 중·상사 정원으로 대체해 버틴다고 해도 인력 수급이 계속 줄어들면 부사관 정원 유지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겁니다.

임금 개선 외에도 필요한 일들이 많습니다. 심각한 진급 적체를 해소하고, 우수 자원의 장기복무를 보장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합니다. 이런 문제를 군과 정치권이 모를 리 없습니다. 발만 동동 구르면 문제가 해결될까요? 이제 예산을 확보해 행동할 때입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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