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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볕 속 트럭 열자 시신 46구… 비극으로 끝난 ‘아메리칸 드림’

땡볕 속 트럭 열자 시신 46구… 비극으로 끝난 ‘아메리칸 드림’

백민경 기자
백민경 기자
입력 2022-06-28 18:14
업데이트 2022-06-28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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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국경 넘은 불법이민 추정
차 안 질식 가능성… 식수도 없어

미국 텍사스주 사법당국 조사요원들이 27일(현지시간) 불법 이민을 희망하다 46명 이상이 주검으로 발견된 트럭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이 트럭은 샌안토니오 사우스웨스트 사이드의 철로 변에 주차된 채로 오후 6시쯤 발견됐다. 샌안토니오 AF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사법당국 조사요원들이 27일(현지시간) 불법 이민을 희망하다 46명 이상이 주검으로 발견된 트럭 주변을 살펴보고 있다. 이 트럭은 샌안토니오 사우스웨스트 사이드의 철로 변에 주차된 채로 오후 6시쯤 발견됐다. 샌안토니오 AFP 연합뉴스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부 외곽에 주차된 대형 트레일러 안에서 이민자로 보이는 수십 구의 시신이 무더기로 발견됐다. AP통신 등은 소방 당국과 현지 경찰이 철도 선로 옆 수풀가에 있던 트레일러에서 시신 46구와 4명의 어린이를 포함한 16명의 생존자를 발견했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건너온 불법 이민자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신원은 경찰이 수사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쯤 근처에 있던 한 시민이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를 듣고 신고했고, 경찰이 트레일러 밖에 쓰러져 있는 시신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트레일러의 운전사를 찾는 중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날 “최근 수십년 이래 최악의 이민자 사망 사건”이라고 전했다. 이날 샌안토니오의 최고기온이 섭씨 40도 안팎이었던 것을 고려해 햇빛으로 달궈진 트레일러 안에서 질식했거나 온열질환으로 사망했다는 추정 보도가 나온다. 찰스 후드 샌안토니오 소방서장은 “생존자들의 몸이 만질 수 없을 정도로 뜨거웠고 탈수 상태였다”고 밝혔다. 그는 또 트레일러 내부에서 식수조차 발견되지 않았고 에어컨도 가동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샌안토니오는 미 남부 국경을 넘는 이민자들의 주요 경유지로, 텍사스 관리 당국은 봄여름철 멕시코 이민자 수 급증에 대비해 왔다. 하지만 끔찍한 이민자들의 비극은 이 지역에서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2017년에는 샌안토니오 월마트에 주차돼 있던 트럭에 갇혀 있던 이주자 10명이 사망했고, 2003년에는 이 도시 남동쪽 찜통 같은 트럭에서 19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백민경 기자
2022-06-29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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