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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치할 땐 고객님 유지할 땐 ‘호갱님’? 명품 플랫폼 불만 상승 [명품톡+]

유치할 땐 고객님 유지할 땐 ‘호갱님’? 명품 플랫폼 불만 상승 [명품톡+]

강민혜 기자
입력 2022-08-11 12:10
업데이트 2022-08-11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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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팔면 그만? 구매 후 관리 전혀 안 돼
명품, 본사에서 사야 A/S 편리
그런데도 플랫폼 사용하는 이유는…

고객 유치 광고에는 신경썼지만
고객 유지에는 신경 덜 썼다
명품 플랫폼 문제 실태
시장 특성상 쟁점 많아
서울 영등포구 명품 매장가(왼쪽·강민혜 기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민(오른쪽). 서울신문DB
서울 영등포구 명품 매장가(왼쪽·강민혜 기자),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시민(오른쪽). 서울신문DB
명품 플랫폼을 사용하는 이유, 뭘까요. ‘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해서 36.7%(257명) ‘명품의 정품성을 신뢰해서’ 15.6%(109명) ‘상품이 다양해서’ 14.1%(99명)…. 한국소비자원 조사 결과 드러난 결과입니다. 소비자들은 주로 명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명품 플랫폼을 사용하고 있죠.

● 코로나19 타고 자란 시장
허점도 증가…반품 정책으로 실랑이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성장세는 거셌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전년 대비 7.2% 증가한 약 1조7475억원을 기록했어요. 덩달아 문제도 자랐습니다. 환불 거부, 과다한 반품 비용 부과로 소비자 불만이 증가한 것입니다.

한국소비자원이 주요 명품 플랫폼 4곳(머스트잇, 발란, 트렌비, 오케이몰)의 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비자의 청약철회권을 제한하거나 과다한 반품비용을 부과하고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10일 밝혔습니다.

주요 명품 플랫폼 4곳의 매출액은 2020년 2803억원에서 지난해 3825억원으로 36% 증가했는데요. 매출이 늘면서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주요 명품 플랫폼 이용 관련 소비자 불만도 매년 약 2배씩 증가해 최근 3년간 총 1151건이 접수됐죠.
유튜브 ‘피식대학’ 세계관 속 조정구씨(왼쪽)와 ‘인기 유튜바’ 김민수씨. 세계관 속 조정구가 ‘문어발식’ 사업을 하자, 일부 팬들이 병행수입 문제점을 제기하며 그의 인스타그램 댓글에 농담섞인 현실 풍자 글을 달았다. 인스타그램
유튜브 ‘피식대학’ 세계관 속 조정구씨(왼쪽)와 ‘인기 유튜바’ 김민수씨. 세계관 속 조정구가 ‘문어발식’ 사업을 하자, 일부 팬들이 병행수입 문제점을 제기하며 그의 인스타그램 댓글에 농담섞인 현실 풍자 글을 달았다. 인스타그램
● 품질 불량부터 광고 불만까지
소비자 볼멘소리 다양

불만 유형을 보면, 명품의 ‘품질 불량·미흡’이 33.2%(382건)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청약철회등 거부’ 28.1%(324건), ‘반품비용 불만’ 10.8%(124건), ‘배송지연’ 6.1%(70건), ‘표시·광고 불만’ 5.0%(58건) 등으로 파악됐습니다.

또한 ‘해외구매(쇼핑몰형 구매대행) 표준약관’에 따르면 실제 배송에 드는 비용을 근거로 배송단계를 구분해 반품비용을 정합니다.

그러나 해외에서 국내로 배송하는 명품 플랫폼 3곳(오케이몰을 제외) 중 2곳(머스트잇, 발란)은 배송단계별 실제 운송비용에 따라 반품비용을 책정하지 않고, 전체 반품 비용만 표시했습니다.

또 일부 입점 판매자는 해외배송 상품의 반품비용을 판매가격보다 높게 책정하거나, 판매가격이 62만원인 가방의 반품비용을 30만원으로 책정한 경우도 확인됐죠.

● 정품 의심하면서도 산다
명품 구매하면서도 의구심

일부 소비자들은 명품 플랫폼에서의 개선점으로 전품 보증 시스템 강화를 꼽았습니다. 실제 조사 결과 명품 플랫폼에서 개선돼야 할 점에 대해선 ‘정품 보증 시스템 강화’가 36.1%(253명)였고, ‘반품비용의 합리적 책정’ 17.6%(123명), ‘소비자 문의의 신속한 응답’ 15.7%(110명) 순으로 드러났죠.

명품이 정품이 아닐 가능성을 감안하면서도 플랫폼에서 구매하는 심리는 뭘까요.

11일 유통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소비자들의 명품 구매는 보여주기식에 따른 것이란 분석이 존재합니다.

관계자는 “아무래도 보여주기식으로 구매하는 일반 소비자들은 그냥 구매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 때문에 차별화를 꾀하는 새 플랫폼들은 정품 구매 능력이 있는 새 시장을 찾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높은 가격의 명품을 본사를 통해 구매하는 것에 부담을 가지지 않는 이들이 결국 충성 고객이 된다”며 “이들을 겨냥하지 않고 대중성을 먼저 꼽았던 일부 플랫폼들이 문제된 것이다”라고 설명합니다.

● 일부 플랫폼, 이미 과장광고 논란
앞서 언급된 주요 플랫폼 중 일부는 이미 해외 본사의 이미지 무단 도용, 가품 판매, 과장 정책 홍보로 논란이 된 바 있습니다.

이번 조사에서 불거진 반품 불만도 이러한 사례입니다.

명품 브랜드 본사를 통해 구매하는 것이 아닌 병행수입 업체나 타사를 통해 구매하는 구조이다보니 플랫폼 자체에서 소비자에게 보상해줄 길이 적습니다.

즉, A라는 업체를 통해 가품을 소비자에게 연계 판매했다고 해도, 이 A 플랫폼이 소비자에게 해줄 수 있는 보상책이 적다는 것입니다.

이는 명품 브랜드의 반품 정책 탓인데, 대개 브랜드들은 자신들을 통해 직접 구매한 제품이 아닐 경우 절대 A/S를 하지 않습니다.

플랫폼들은 이러한 한계를 막기 위해 자신들이 A/S를 하겠다고 이제야 광고를 하고 있지만, 제대로 자리잡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서울 영등포구 한 백화점의 명품 매장가. 강민혜 기자
서울 영등포구 한 백화점의 명품 매장가. 강민혜 기자
강민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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