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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발과 뛴다, 네 발의 전우[포토다큐]

내 발과 뛴다, 네 발의 전우[포토다큐]

김명국 기자
입력 2022-09-20 17:46
업데이트 2022-09-21 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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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람에서 무덤까지… ‘군견훈련소’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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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견병과 군견이 함께 장애물 극복 훈련을 하고 있다.
군견병과 군견이 함께 장애물 극복 훈련을 하고 있다.
‘네 발의 전우(戰友).’

군견병들이 군견(軍犬)과의 관계를 주저없이 말한다. 말은 나눌 수 없지만, 누구보다 현명하고 용감하며 충성스러운 전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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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犬만 선택된 혈통 좋은 너
3대犬만 선택된 혈통 좋은 너 12마리의 새끼를 낳은 종견 토닥이가 자견들에게 젖을 물리고 있다.
●20주간 주특기 훈련 뒤 정찰·추적·탐지견으로

작전을 수행할수 있는 군견을 배출하기 위한 선발과 훈련 과정은 체계적이고 엄격하다. 종견(種犬)은 말리노이즈, 리트리버, 셰퍼드 3종류다. 우수한 혈통의 종견은 수태 후 62일 지나면 새끼를 낳는다. 자견(子犬)은 100일 즈음에 군견등록과 견번(犬番)을 부여받는다. 7개월에 들어서면 외형, 시각, 청각, 소유 욕구, 대담성, 집중성 등으로 구성된 군견 적격심사를 받는다. 기준에 통과한 자견은 양성견 전환 훈련에 들어간다. 양성견은 훈련 후 작전 능력을 심사 평가받아 정찰, 추척, 폭발물 탐지 중 1가지 주특기 훈련을 20주간 집중적으로 받는다. 양성견은 작전견 자격평가를 거쳐 명실공히 진짜 군견이 된다. 작전견은 현장에 투입되어, 임무를 수행한다. 종견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자견에서 작전견까지 가는 군견은 30% 전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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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지 쓰며 애지중지 키워도
일지 쓰며 애지중지 키워도 군견을 돌보는 군견병들의 24시간 일정이 칠판에 빼곡이 적혀 있다.
정찰견들은 1회 40분 이상 수색, 정찰할 수 있도록 훈련을 받는다. 추적견들은 5km 이상 추적할수 있는 능력이 되어야 하며, 폭발물 탐지견은 다양한 냄새를 기억해서 목표물을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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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전견으로 크는 건  30%뿐
작전견으로 크는 건 30%뿐 탐지견들이 폭발물을 찾기 위한 훈련을 하고 있다.
군견은 대간첩작전, 레바논 해외파병, 평창동계올림픽 지원 등에 투입됐다. 그뿐만 아니라, 2019년 8월 청주 야산에서 11일 동안 실종된 조은누리(당시 14세)양의 생명을 구하는 등 재난이나 재해 시에는 민간영역으로까지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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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간첩작전, 레바논 파병, 실종된 아이 찾기 등 ‘생사고락’ 함께
대간첩작전, 레바논 파병, 실종된 아이 찾기 등 ‘생사고락’ 함께 야외훈련 중 군견병과 군견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군견과 1대1 생사고락을 함께하는 군견병(핸들러)이 되기 위한 과정도 만만치 않다. 태현서 일병은 신병훈련소에서 지원자 100명 중 최종 4명이 선발되는 과정을 거쳤다. 군견병들은 업무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반면 군복무 기간과 군견과의 활동기간이 일치하지 않아 전역하면서 헤어질 때가 가장 힘들다고 한다. 일부 군견병들은 전역 후 면회를 오거나, 군견이 은퇴 후 분양받는 사례도 자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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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세 은퇴 뒤 분양 또는 훈련소로
8세 은퇴 뒤 분양 또는 훈련소로 부상을 입은 군견을 군견병원에서 치료하고 있다.
●전역 후 군견 보러 면회 오거나 분양받기도

작전견은 건강 상태나 훈련 능력을 고려하여 일반적으로 8세가 되면 은퇴한다. 국가를 위해 헌신하고 은퇴한 군견은 민간 분양되거나, 군견훈련소로 돌아온다. 관리견(은퇴견과 부적격견)들은 전담 군견병들이 산책, 병원진료, 목욕, 식사 등 보실핌 속에 견생(犬生)을 마친다. 군견훈련소는 요람에서 무덤까지 군견의 일생에 책임을 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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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스러운 犬生 잊지 않으리
충성스러운 犬生 잊지 않으리 훈련소 안에 있는 군견추모공원에서 군견병과 군견이 추모하고 있다.
군은 2015년부터 까다로운 자격 절차를 거쳐 은퇴견을 민간인에게 무상분양하고 있다. 분양받기를 원하는 국민은 대한민국 육군 홈페이지 공지사항에서 은퇴를 검색해 ‘軍은퇴犬 분양안내’를 참고하거나, 군견훈련소 무상분양 담당자(033-249-1331)와 상담하면 된다.

군견훈련소를 뒤로하면서 ‘네 발의 전우’의 의미를 다시 새긴다. 군견을 살뜰히 보살피는 군견병들의 정성, 힘든 훈련을 감당하는 군견들의 충성심, 그리고 훈련 전후 서로가 교감을 나누는 정겨운 장면은 진정한 전우(戰友)의 모습이다.

글·사진 춘천 김명국 기자
2022-09-21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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