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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명 숨지고 건물 와르르… 새벽 난민 텐트촌 덮쳐 ‘아비규환’

수백명 숨지고 건물 와르르… 새벽 난민 텐트촌 덮쳐 ‘아비규환’

윤창수 기자
윤창수, 최영권 기자
입력 2023-02-06 18:02
업데이트 2023-02-06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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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시리아 규모 7.8 강진

진앙 지역에 200만명 이상 밀집
튀르키예서 건물 1700여채 붕괴
진도 6 이상 여진 2시간 새 42회
“3만명 사망한 지진과 같은 위력”
시리아 북부 10년 이상 내전 ‘폐허’
“사람들 잔해 속 파묻혀” 참상 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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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새벽(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에 붕괴된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의 아파트 단지 잔해 사이로 군인들이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1939년 12월 27일 튀르키예 북동부 에르진잔주에서 3만명의 사망자를 낸 지진과 동일한 위력이라고 분석했다. 디야르바키르 EPA 연합뉴스
6일 새벽(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8의 강진에 붕괴된 튀르키예 남동부 디야르바키르의 아파트 단지 잔해 사이로 군인들이 실종자들을 수색하고 있다. 미국지질조사국(USGS)은 1939년 12월 27일 튀르키예 북동부 에르진잔주에서 3만명의 사망자를 낸 지진과 동일한 위력이라고 분석했다.
디야르바키르 EPA 연합뉴스
6일 새벽(현지시간) 튀르키예 남동부와 시리아 북부 지방을 덮친 규모 7.8의 강진으로 사망자가 최소 568명에 이르는 등 사상자 규모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지진 피해 지역은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이 많이 모여 살던 곳으로, 겨울 추위에 텐트촌마저 무너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튀르키예 국영 아나돌루통신과 AFP통신 등은 이날 오전 4시 17분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지역 파자르즈크에서 첫 지진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다. 두 번째 지진은 오전 4시 28분 누르다으를 강타했고, 진도 6 이상의 여진이 최초 지진 발생 이후 두 시간 동안 무려 42회나 이어졌다. 여진의 최대 규모는 6.6이라고 튀르키예 재난위기관리청(AFAD)은 설명했다.

이날 지진은 튀르키예와 시리아뿐 아니라 레바논, 그리스, 요르단, 이라크, 이집트, 영국까지 영향이 미쳤고 이탈리아 해안에는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다.

튀르키예에서만 최소 284명이 사망하고 2300여명이 다쳤으며, 1700여채의 건물이 붕괴했다. 이번 지진은 84년 전 약 3만명의 목숨을 앗아 간 튀르키예 역사상 최악의 지진과 같은 위력으로 분석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튀르키예가 가능한 한 빨리 최소한의 피해로 이 재난을 극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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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다 빠져나온 시민들은 공포에 질린 채 무너진 건물 잔해 사이에서 가족의 생사를 확인하는 등 아비규환 상태였다. 진앙인 튀르키예 가지안테프 지역의 경우 200만명 이상이 밀집해 있다.

시리아 북부까지 덮친 지진 피해 지역에서도 수백만명의 난민들이 텐트나 임시 건물에서 생활 중이라 끔찍한 ‘겨울 악몽’이 됐다. 게다가 반군이 장악한 시리아 북부 이들리브 지방은 이미 십년 이상의 내전으로 폐허가 되다시피 해 지진 피해가 극심할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전 중 공습으로 무너진 잔해 속에서 인명을 구조했던 ‘화이트 헬멧’은 이날 응급 사태를 선언하고 수색 작업을 전개했다. 화이트 헬멧 측은 트위터를 통해 “많은 사람이 차가운 날씨에 잔해 속에 파묻혀 있다”면서 대재앙의 끔찍한 상황을 전했다.

튀르키예는 지진에 취약한 나라로 미국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1939년 12월 27일 북동부 에르진잔주에서 발생한 7.8 규모의 강진으로 약 3만명이 사망한 게 최악의 피해 기록이었다.

칼 랭 조지아테크대 교수는 이날 CNN에 “튀르키예는 대륙판 가운데 ‘아나톨리아판’에 자리잡고 있는데 북동쪽의 유라시아판, 남서쪽 아라비아판에 꾸준히 밀려나면서 단층대가 형성돼 지진이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늘 지진은 드물게도 진원의 깊이는 얕고 규모가 매우 크다”며 전 세계에서 1년에 다섯 차례도 일어나지 않는 대규모 강진에 속한다고 말했다.

최근 25년 동안 튀르키예에서는 진도 7 이상의 지진만 일곱 차례 발생했다. 2011년 10월에도 튀르키예 동부에서 규모 7.1의 지진으로 600명 이상이 숨졌고, 1999년 서부 이즈미트 지역의 대지진으로 1만 70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우리 국민은 지진 발생 지역에 거의 거주하지 않는다”며 “현재까지 우리 국민의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창수·최영권 기자
2023-02-07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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