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사관후보생 118기 김도현(29) 소위
만주 벌판에서 말 달리며 무장독립운동을 한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가 21세기 대한민국 바다를 지키는 해군 장교가 됐다.12일 해군에 따르면 지난 6월 1일 해군사관후보생 118기로 임관해 해군교육사령부 함정초군반 교육을 받고 있는 김도현(29) 소위는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다.
김 소위는 함정을 운용하고 작전을 담당하는 해군 전투병과인 함정병과 장교다. 그는 다음달 초 함정초군반 교육을 수료하고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함인 옹진함의 갑판사관으로 부임할 예정이다.
갑판사관은 구명장구를 비롯한 갑판 장비를 관리·운용하고 함정의 기초 군기 확립을 담당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김 소위는 어린 시절부터 청산리 대첩의 영웅인 증조부의 이야기를 집안에서 수없이 들으며 애국심을 키웠다고 한다.
그는 지난 7일에는 해군 정복을 입고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찾아 김좌진 장군의 동상 앞에서 엄숙히 임관 신고를 했다.
해군 관계자는 “김좌진 장군의 증손자가 해군 장교로 임관한 것은 광복 70주년을 앞둔 시점에서 더욱 뜻 깊다”고 강조했다.
김 소위는 임관 당시 육군 병사와 공군 부사관을 거친 특이한 경력으로도 화제가 됐다.
2006년 육군 병사로 입대해 병장으로 만기 제대한 그는 경희대 신문방송학과에 복학했으나 군인의 꿈을 이루고자 2011년에는 공군 부사관으로 임관했다.
이어 국군사이버사령부에서 근무했으나 증조부처럼 부대를 지휘하고 싶어 해군 장교가 되기로 결심했다.
해군 소위 임관으로 그는 장교, 부사관, 병사의 3가지 군인 신분과 육·해·공군을 모두 거친 남다른 이력의 소유자가 됐다.
김 소위는 임관 성적도 동기생 240여명 가운데 3등으로, 임관식에서 해군참모총장상을 받았다.
김 소위는 “증조부께서 일제강점기에 잃어버린 영토를 되찾고자 목숨을 바치셨듯이 해군 장교로서 대한민국의 영해를 지키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