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가 참지 않는 이유? 그만큼 참을 수 없는 환경 됐으니까”

“20대가 참지 않는 이유? 그만큼 참을 수 없는 환경 됐으니까”

허백윤 기자
허백윤 기자
입력 2019-07-30 20:34
업데이트 2019-07-31 01:42
  • 글씨 크기 조절
  • 프린트
  • 공유하기
  • 댓글
    14

‘90년생이 온다’로 화두 던진 임홍택 작가

“경청해 주고 설득하며 새 법칙 만들어야”
이미지 확대
임홍택 작가
임홍택 작가
“모든 세대들이 그랬듯이 90년대생도 지금 가장 합리적인 선택을 하고 있는 것이에요. 더이상 참지 않는 세대가 된 것은 그만큼 참을 수 없는 환경이 됐기 때문이죠.”

임홍택 작가는 ‘90년생이 온다’(웨일북)라는 책을 통해 우리 사회에 90년대생이라는 화두를 던졌다. 임 작가는 30일 “그동안 우리는 새로운 세대를 정확히 이해하고 문제를 해결하려고 시도해 본 적이 없었다”며 책을 쓰게 된 이유를 소개했다. “어느 세대도 잘못한 건 없고 다만 합리적인 선택을 하기까지 노력하는 과정에서 차이가 나는 것이니 그 차이를 이해해 보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윗세대의 도움 없이도 웬만한 정보는 손안에서 스스로 찾을 수 있는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90년대생. 그들은 윗세대보다 더 극심한 경쟁을 겪으면서도 윗세대가 가져간 만큼의 과실을 얻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뻔한 미래를 빤히 쳐다보면서 터득한 방식이 감정 소모와 위험 부담의 최소화다. 임 작가는 애초 책 제목을 ‘99세대의 역습’으로 지으려 했다. 고학력·고스펙에도 9급 공무원을 꿈꾸는 90년대생이라는 뜻이다. 임 작가는 “특정 세대를 비판하기 위해서나 세대갈등을 조장하기 위해 쓴 글이 아니며 어느 조직에서든 혼자가 아닌 여럿의 협력이 필요하니 이제라도 함께 이야기를 해 보고, 그게 어려우면 90년대생들의 새로운 목소리를 듣는 것부터 하자는 취지”라고 강조했다.

‘90년생이 온다’는 출간 6개월여 만에 10만부 이상 팔렸고 임 작가는 전국의 여러 기업과 단체에 강연을 나간다. 그만큼 90년대생과 소통하는 방법을 찾으려는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최고경영자(CEO)나 중간 관리자급 리더들이 막내 사원들을 이해하기 위한 것뿐 아니라 전 사원이 한자리에 모인 강연도 자주 있다고 한다. “대체 왜 사무실에서 앞머리에 헤어롤을 말고 앉아 있는 거죠?”, “제 사생활에 관심 좀 끄세요” 등 서로 부딪치는 질문이 쏟아진다.

임 작가는 ‘서로를 이해하세요’라는 식의 쉽고 뻔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그렇다고 “회사를 떠나세요”라고 할 수도 없다. 임 작가는 “출퇴근 시간이나 사무실에서의 TPO(옷을 때와 장소, 상황에 따라 갖춰 입는 것) 등 서로가 부딪치고 거슬리는 부분이 있으면 대화를 통해 합의하고 규정을 만들어 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사무실에서 헤어롤을 말고 있는 게 왜 거슬리는지, 내 자리에서 내 마음대로 하는 게 왜 문제인지를 터놓고 이야기하며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임 작가는 “밀레니얼 세대는 10년 전부터 언급됐는데 기성세대는 기존의 룰을 당연하게 여기고 새로운 세대와 소통하지 않았다”면서 “동서고금의 숙제인 ‘버릇없는 요즘 애들’이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듣고, 그들에게 왜 해야 하는지 설득하며 새로운 룰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책은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건 없다”로 끝난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2019-07-31 8면
많이 본 뉴스
종부세 완화, 당신의 생각은?
정치권을 중심으로 종합부동산세 완화와 관련한 논쟁이 뜨겁습니다. 1가구 1주택·실거주자에 대한 종부세를 폐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종부세 완화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완화해야 한다
완화할 필요가 없다
모르겠다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