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靑 기획설’ 차단… 정치권 본격 사정 신호탄

檢, ‘靑 기획설’ 차단… 정치권 본격 사정 신호탄

입력 2010-11-06 00:00
수정 2010-11-06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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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국회는 순식간에 ‘불통’ 사태를 맞았다. 현역 국회의원 사무실 11곳이 동시에 검찰의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너 나 할 것 없이 전화기를 든 때문이다. 그만큼 국회의원 집단 압수수색의 충격은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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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각한 여·야대표  한나라당 김무성(앞줄 오른쪽)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앞줄 왼쪽)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찰의 ‘청목회’ 입법로비 연루 여야 의원 11명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 이귀남(앞줄 가운데) 법무부장관과 이야기를 나눈 뒤 돌아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심각한 여·야대표
한나라당 김무성(앞줄 오른쪽) 원내대표와 민주당 박지원(앞줄 왼쪽) 원내대표가 5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검찰의 ‘청목회’ 입법로비 연루 여야 의원 11명에 대한 압수수색과 관련, 이귀남(앞줄 가운데) 법무부장관과 이야기를 나눈 뒤 돌아서 나가고 있다.
연합뉴스
대부분의 의원들은 ‘분통’도 채 터뜨리지 못했다. 이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파악하느라 허둥댔다. 사회·문화·교육 분야 대정부질문이 진행되던 국회 본회의장에서는 삼삼오오 모여 검찰의 의도가 무엇인지를 논의하느라 바빴다. 의원들마다 흥분한 기색이 역력했다. 음색은 높았고, 말도 빨랐다.

더 놀란 것은 여당이었다. 안상수 당 대표도, 김무성 원내대표도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소식통’ ‘분석통’이라던 의원들조차 해석을 유보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보좌진은 긴급 보고서를 작성해 보고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많은 관계자들은 우선 ‘타이밍’에 의미를 두었다. 청와대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준비로 정신이 없는 시기인 만큼 ‘청와대 기획설’에는 미리 차단막을 친 점을 주목했다. 그런 만큼 향후 수사는 ‘검찰의 논리’로 진행되면서 본격적인 ‘사정 정국’이 도래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한나라당의 한 인사는 “이명박 정권 출범 이후 이른바 ‘권력 행사’라 할 것이 없지 않았느냐. 늘 밀렸고, 힘겹게 일을 추진해 왔다. 이번 일이야말로 첫번째 권력 행사로 볼 수 있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검찰도 검찰대로 때가 됐다.’는 분석도 나왔다. 이른바 ‘대포폰’과 민간인 사찰에 대한 부실 수사 논란으로 여야 모두에서 재수사 요구가 제기됐다.

검찰은 또다시 특검을 수용해야 할지도 모르는 처지에 몰렸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고위공직자수사처 설치’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조여왔다. 검찰로서는 이때야말로 분위기 전환의 적기일 수 있다.

압수수색은, 이 같은 검찰 자체의 조직 논리가 정권 후반기 권력형 비리를 잘라내고 레임덕 현상을 늦춰야 하는 정권의 이해와 맞물린 결과라는 풀이가 가능해진다.

또 다른 관계자는 “여의도 전체가 파렴치 집단이 됐다.”는 데에 의미를 두면서 “여도 야도 뒤이을 수사에 조직적으로 반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야당이 대대적인 투쟁에 나설 명분도, 여당 내 계파 논쟁이 끼어들 여지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한편에서는 사안의 구도가 ‘검찰 대 의회’의 대결로 흐를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검찰이 무리수를 뒀다고 보기 때문이다. 청목회 사건은 ‘국회의원 11명 압수수색’이라는 초대형 사고를 낼 만한 감이 못된다는 판단에서다. 이런 구도라면 여당도 팔짱만 끼고 있을 수만은 없다.

이런 가운데 여의도에서는 청목회 수사 이후 대형 비리수사가 뒤이을 것이라는 소문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연말 정국에 대형 폭풍이 몰려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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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운기자 jj@seoul.co.kr
2010-11-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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