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손학규 회담 ‘시기ㆍ의제’ 조율 난항

李대통령-손학규 회담 ‘시기ㆍ의제’ 조율 난항

입력 2011-06-19 00:00
업데이트 2011-06-19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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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날짜 빨리 잡아달라” 靑 “의제 조율 필요”

이명박 대통령과 손학규 대표간 청와대 회담의 개최 시기와 의제를 둘러싼 조율 작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회담 시기를 둘러싼 이견이다.

민주당은 가급적 회담을 빨리 열자고 재촉하는 반면 청와대는 이달 내에만 하면 되지 않느냐며 상대적으로 다소 느긋한 입장이다.

민주당에서는 “청와대가 날짜를 빨리 잡아주지 않는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는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협상 창구인 김동철 대표 비서실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야당 대표도 중요한 일정들이 많은데 아직도 날짜를 잡아주지 않는 것은 결례”라면서 “청와대가 도대체 야당 대표를 어떻게 생각하는 것이냐”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용섭 대변인도 “가계 부채, 전세 대란, 등록금 문제 등으로 서민이 겪는 엄청난 고통을 하루빨리 해결하고자 영수회담을 제의했는데, 청와대는 민생 문제의 시급성을 깨닫지 못하는 게 아니냐”고 공세를 폈다.

반면 청와대는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만나는 중요한 이벤트인 만큼 의제 선정과 조율에 최대한 신중을 기하려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신중한 입장이다.

청와대는 이를 고려해 오는 31일 또는 내달 1일 회담을 여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의사를 전달했으나 민주당은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핵심참모는 “이렇게 중요한 회담을 하는데 민주당이 제기하는 의제들에 대한 정리는 필요한 것 아니냐”면서 “미리 얘기를 듣고 조율할 곳이 많으니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결국 회담 시기를 둘러싼 이견은 양측간 의제 조율이 쉽지 않다는 데에 근본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등록금 인하 방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 현안마다 대립하고 있어 의제를 둘러싼 사전 조율 작업이 초기 단계에서 진전을 보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또 이 대통령이 손 대표와의 회담 날짜를 확정하기도 전에 국회 외교통일통상위원회와 국방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을 22~23일 청와대에 초청키로 한 것도 “야당 대표에 대한 결례”라며 문제삼고 있다.

김동철 비서실장은 “영수회담 날짜는 안 잡고 외통ㆍ국방위원을 먼저 들어오라는 게 말이 되느냐”고 말했고, 이용섭 대변인도 “영수회담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고 외통ㆍ국방위원을 초청하는 것은 순서가 틀렸고 예의가 아닌 부적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6월 임시국회 회기 내에 전반기 최대 과제인 한미 FTA 비준동의안과 국방개혁안을 처리하고자 외통ㆍ국방위원들을 직접 만나는 것일 뿐 이 대통령-손 대표 회담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반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정을 운영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서 상임위와 관련된 일도 당연히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면서 “회담과는 별개로 순수한 정책적 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인데 이 두 문제를 결부시키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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