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문화재청 국장 “1981년 정상 설치”…일본 자극 우려 ‘쉬쉬’
독도 정상에 일본쪽을 향해 대형 함포가 배치돼 있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함포는 1981년 독도에 설치됐으나 정부는 그동안 일본을 자극할 우려가 있다며 비밀에 붙여온 것으로 전해졌다.독도
민주통합당 충남 보령·서천 국회의원 예비후보 엄승용(54)씨는 1일 “독도 정상에 있는 대포를 문화재로 지정하는 국민운동을 추진하겠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엄 예비후보는 2009년 5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문화재청 정책국장을 지냈다.
엄 예비후보는 이날 “정부는 그동안 일본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독도 대포의 존재 사실을 숨겨왔다.”면서 “2008년 문화재청 재직 당시 영토주권의 의지를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해 이 대포를 문화재로 지정하고자 건의했으나 당시 관계부처 장관급 회의체인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무시됐다.”고 주장했다.
일본을 겨냥한 채 수십년 동안 독도를 지켜오다 지금은 고물로 방치된 대포가 독도 정상에 존재하고 있다는 사실이 최초로 공개된 셈이다.
독도의 대포는 1946년 미국에서 제작한 함포로, 1978년 우리나라 해군이 인수해 사용하다 경찰청이 1981년 인계받아 독도 정상에 설치한 것이라고 엄 예비후보는 설명했다. 경찰청은 이 대포로 1996년까지 사격연습을 해왔으며 지금은 낡아 사용이 중단됐다.
당국은 이 대포를 철거하면 독도 정상의 연약한 지반이 무너져 내릴 가능성이 있어 고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문화재청은 독도관련 학자와 병기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실사단을 독도로 보내 조사하는 등 문화재 지정과 관련한 구체적 계획을 수립하기도 했다고 엄 예비후보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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