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성, 탈당 기자회견 12분전 전화건 사람은

문대성, 탈당 기자회견 12분전 전화건 사람은

입력 2012-04-20 00:00
업데이트 2012-04-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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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새누리당 문대성(부산 사하갑) 당선자
서울신문 포토라이브러리
새누리당이 오는 23일 윤리위원회를 소집해 논문 표절 의혹을 받는 문대성(부산 사하갑) 19대 국회의원 당선자의 거취 문제를 논의한다. 문 당선자에 대한 출당 절차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대 측의 표절 심사 결과를 지켜본 뒤 조치를 취하겠다는 당초 입장에 비해 반 박자 빨라진 행보다. 비난 여론과 당내 혼선 등에서 벗어나기 위한 ‘출구 전략’으로 보인다.


이로써 새누리당은 제수 성추행 논란을 빚는 김형태 당선자의 탈당에 이어 과반(151석) 의석을 자진 반납하며 150석으로 19대 국회를 출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회는 19일 전체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황영철 대변인이 전했다.

황 대변인은 회의 후 브리핑에서 “어제(18일) 김기춘 윤리위원장에게 문 당선자와 관련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윤리위 소집을 요구했다.”면서 “윤리위는 엄정하고 신속하게 문 당선자와 관련된 사안을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당선자의 탈당 또는 출당이 확정될 경우 새누리당 의석수는 과반에 1석 모자란 150석이 된다. 다수당이 국회의장을 맡는 관례에 따라 19대 전반기 국회의장이 당적을 내놓을 경우 의석수는 149석까지 줄 수 있다.

당의 이번 결정이 속전속결로 이뤄진 것만은 아니다. 우왕좌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총선 직후인 지난 12일 이상돈·이준석 비대위원은 문제가 된 두 당선자에 대해 출당 조치를 요구했다. 하지만 박근혜 비대위원장은 “사실관계 확인이 먼저”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여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민주통합당은 오히려 김형태·문대성 당선자에 대한 박 위원장의 침묵을 ‘역공의 기회’로 삼았다. 당은 17일 밤늦게 부랴부랴 김형태 당선자에 대한 당 윤리위 회부를 결정했다. 결국 여론의 압박에 밀린 것이다.

문 당선자는 이런 혼란을 더욱 가중시켰다. 17일 밤 탈당을 결심했던 그는 18일 오후 기자회견에 임박해 마음을 돌렸다. 기자회견 12분 전인 오후 1시 48분 ‘멘토’인 현기환 의원에게 “탈당 시기가 적절치 않은 것 같다. 국민대 결정을 기다리겠다.”라는 짤막한 문자를 보낸 뒤 연락을 끊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김형태 당선자와 같은 날 탈당하는 것에 대해 사유가 다른데도 한 묶음으로 매도되는 것에 대해 타이밍이 안 좋다고 생각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제는 당에서 이런 상황을 교통정리해 줄 만한 사람이 없었다는 것이다. 당 관계자들조차 문 당선자의 돌발행위에 당황한 나머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

당은 18일 밤 뒤늦게 윤리위 소집을 결정했지만, 이 과정에는 비대위원들조차 배제돼 있었다. 이준석 비대위원은 “당 윤리위를 소집한다는 것도 문자를 받고서야 알았다.”면서 “적어도 비대위원들과 논의라도 있었어야 되는데, 이번에는 그런 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상돈 비대위원도 “18일 밤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지 못한다.”고 답했다.

이처럼 새누리당이 선거 승리에 취해 문제가 된 두 당선자에 대한 조치를 미적댄 점은 앞으로도 당의 발목을 잡을 확률이 높다. 당은 19대 원 구성을 하기도 전에 과실도 따먹지 못한 채 우왕좌왕하기만 했다는 지적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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