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경선 시기, 방식 입장 확고...”당헌, 당규 대로 간다”
“처음부터 협상이나 양보의 문제가 아니었다.” 새누리당 경선 규칙 갈등을 둘러싸고 25일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이 전한 말이다.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줄기차게 요구해 온 비박(비박근혜) 주자들의 주장이 받아들여질 여지는 애초부터 없었다는 설명이다.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확고한 입장도 읽힌다. 박 전 위원장은 비박 주자들이 처음 오픈프라이머리를 주장했을 때부터 현행 경선 규칙대로 해야 한다는 입장이 강했다.새누리당 황우여(오른쪽)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박 전 위원장의 한 측근은 “당의 대통령 후보를 뽑는데 당원들의 뜻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라면서 “당원과 국민의 비율을 50대50으로 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이다. 이 룰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 차례의 공청회와 연찬회를 거쳤고, 국민과 당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말했다.
비박 주자들이 ‘경선 불참’을 내세우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자 친박 일부에서는 한때 박 전 위원장이 일부 받아들여 주는 모양새를 취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분분했다. 국민참여선거인단 규모를 대폭 늘리거나 박 전 위원장이 경선 규칙 논의에 직접 뛰어들어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 등이었다. 그러나 “국민만 바라보고 가겠다.”며 민생을 최우선으로 내걸고 있는 박 전 위원장으로서는 오픈프라이머리를 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것 자체가 소모적으로 비쳐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고, 박 전 위원장도 이에 대해 반감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위원장은 “이벤트보다는 정책 비전과 철학을 제시해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계에서는 비박 주자들의 경선 불참이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는 분위기다. 규칙은 현행 당헌·당규대로 확정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경선에 참여할 후보는 하고, 불참하는 후보가 생겨도 자연스럽게 정리가 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동안 경선 규칙 변경을 요구해 온 비박 주자들의 진정성도 의심할 수밖에 없다는 비판이 터져 나온다. 한 당직자는 “결국 비박 주자들이 경선에 불참하는 게 박 전 위원장에게도 악영향이 되겠지만 감수하고 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비박 주자들의 요구는 교통규칙을 잘 지키는 운전자에게 새치기하려는데 왜 양보를 안 하느냐고 협박하는 꼴 아니냐.”고 반문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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