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년 KAL기 납북자가족회, 피랍일 맞아 성명
1969년 KAL기 납치피해자가족회(대표 황인철)는 11일 미귀환자들이 북한에 자유의사로 남아있는 것인지를 제3국에서 밝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가족회는 피랍 43년을 맞은 이날 서울 광화문 정부중앙청사 후문 앞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미귀환자들은 단 한 번도 자유의사를 밝혀본 적이 없다”며 “(북한은 미귀환자들이) 안전과 자유로운 의사표현이 보장되는 제3국에서 ‘납치를 당한 것인지’ 아니면 ‘자의에 의해 북한에 머무는 것인지’에 대해 밝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인철 대표는 북한이 지난 5월9일 유엔 인권이사회 산하 ‘강제적·비자발적 실종에 관한 실무그룹’(WGEID)에 보낸 답변을 공개하며, 북한도 자신들의 주장을 입증하려면 미귀환자가 자유의사를 밝힐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은 답변에서 “이들(미귀환자 3명)은 강제실종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북한에는 강제적·비자발적 실종 또는 자신의 의사에 반해 억류돼 있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런 사례(1969년 납북된 사람들이 귀환하지 않고 있는 사건)는 북한에 반한 적대세력의 날조된 음모이기 때문에 WGEID의 인도주의에 입각한 임무와는 상관이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이번 답변은 WGEID가 작년 8월 보낸 미귀환자 3명에 대한 생사 및 소재지 확인에 응답한 것이다. 앞서 가족회는 2010년 6월 WGEID에 같은 내용의 진정서를 제출했다.
북한은 올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WGEID 회의에서도 1969년 KAL기 납치 사건에 대해 “북한에 적대적인 세력에 의한 대결책동의 산물”이라고 주장했고, 가족회가 작년 4월 국제적십자위원회(ICRC)를 통해 보낸 송환요구와 우리 정부가 2006년 6월 보낸 생사확인 요청에 대해서는 “생사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답했다.
북한은 1969년 12월11일 강릉에서 김포로 향하던 KAL기를 납치한 뒤 이듬해 2월 탑승자 50명 가운데 39명은 귀환시켰지만, 나머지 승객 7명과 승무원 4명 등 11명은 아직 돌려보내지 않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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