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주정부ㆍ지역 커뮤니티 공조통한 설득이 주효한 듯
현지시각으로 지난 17일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한 현대중공업 근로자 피랍사건이 나흘만인 21일 해결됐다.현재 현대중공업, 대우건설 등 국내 기업 11곳이 진출해 있는 나이지리아에서는 2006년 이후 이번까지 모두 5건의 한국인 피랍사건이 있었지만 모두 일주일 안팎의 기간에 종료됐다. 특히 석방 당시 피랍자들의 건강도 별다른 이상이 없었다.
나이지리아에서 피랍사건이 빈발하면서도 모두 조기 해결된 것은 현지 치안과 지역사회의 특성 때문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에서는 치안이 불안정해 외국 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돈을 노린 범죄가 적지 않게 발생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년7개월여(582일) 만에 석방돼 최장기 피랍기록을 세웠던 ‘제미니호’의 소말리아 사건과 달리 나이지리아는 각 지방까지 공권력이 미치고는 있기 때문에 피랍사태가 장기화하기는 어려운 구조로 평가된다.
외교통상부는 이번에도 피랍사건이 발생한 직후부터 경찰 등 치안 당국과 긴밀히 접촉해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또 나이지리아의 지역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는 점도 사건 조기 해결에 도움이 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역 사회를 통해 현지인으로 추정되는 무장 괴한들과 접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 무장괴한들은 지역사회와 연결된 현대중공업 현지인 근로자를 통해 한국인 근로자 억류사실을 현대중공업 측에 처음 통보했다. 무장괴한들은 이후에도 지역사회의 채널 등을 통해 현대중공업 측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아가 지역 사회에서는 무장괴한들에게 조기 석방을 권유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런 노력이 무장괴한들의 마음을 돌리는데 주요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협상금도 일부 건네졌을 것으로 추정되지만 납치범들의 정확한 정체와 납치 목적, 협상금 지급 여부 등은 알려지지 않고 있다.
괴한들은 한국인 근로자들을 길가에 풀어주는 방식으로 석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22일 보도자료에서 조기 해결 배경에 대해 “주정부 측의 지원과 인근 커뮤니티의 적극적인 공조하에 현대중공업 측의 납치범들에 대한 끈질긴 설득 작업을 통해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