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12월2일)을 이틀 남기고도 국회가 예산안 심사에 착수하지 못한 가운데, 새누리당은 30일 예산안 ‘단독심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황찬현 감사원장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단독처리한 ‘여세’를 몰아 예산안 처리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 단독처리에 항의하며 사흘째 의사일정을 거부하고 있는 민주당을 향해 국회 예산결산특위 복귀를 촉구하면서, ‘더이상은 기다릴 수 없으니 예산안을 단독 상정해 심사하겠다’는 경고음을 연발했다.

이틀을 더 기다려도 민주당이 요지부동이라면 내주초 예산안을 단독으로라도 예결위에 상정·심의하겠다며 민주당을 코너로 몰아붙였다.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는 전날에 이어 이날도 민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반쪽’으로 열렸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일제히 민주당을 압박했다.

류성걸 의원은 “민주당이 민생을 저버리는 행태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며 “이번 주말까지 밖에 기다릴 수 없다. 월요일(12월2일)에는 어떤 형태든 국민과 서민, 중소기업, 국가경제를 위한 예산을 반드시 상정해 정상적 질의와 심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장우 의원도 “국민이 국회를 보면 뭐라고 하겠나. 단독이라도 상정해야 한다”며 “야당이 불참한다면 여당끼리라도 상정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가세했다.

박대출 의원은 “야당이 계속 예산심의를 외면한다면 참석 의원만이라도 예산심의에 들어가야 한다”고 했고, 함진규 의원은 “차라리 오늘 법정시한이 되기 전에 직권으로 단독상정을 해서 심의하는게 맞다”고 요구했다.

예결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김광림 의원은 “새누리당 위원들이 민주당 입장을 고려해 참아갈 수 없는 임계점 상황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소속인 이군현 예결위원장도 “국민 경제와 법정처리 시한을 감안할 때 더 이상 예산안 심사를 늦출 여유가 없다”며 “헌법상 예산안의 법정처리 시한인 12월2일 다음 회의를 개의해 민주당이 불참하더라도 새해 예산안 상정 등 심사를 시작할 수밖에 없는 불가피한 상황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민현주 대변인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황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비난하는 민주당에 대해 “민주당이 이제 와서 내부혼란의 문제를 국회의장에게 돌리는 행태를 보인다”며 “이제라도 책임 있는 모습으로 국회 일정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김태흠 원내대변인은 “’준예산’까지 가면 경제, 민생 등 여러 측면에서 국가적인 대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며 “민주당의 억지와 생떼, 국민을 볼모로 한 정략적 행태에는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