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현역 재신임” 10명 중 2~3명 불과
20대 총선에서 현역 국회의원을 다시 뽑겠다는 호남 유권자는 10명 가운데 2~3명에 불과했다. 연이은 선거 패배 등 위기의 야당을 바라보는 전통적 지지층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의미다.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지만 전남 등 일부 지역에서 현역 의원들에 대한 재신임도가 타 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점은 특이할 만하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높지만 ‘좋은 정치’, ‘변화의 조짐’에 대해서는 얼마든지 긍정적으로 반응하는 것이 바로 유권자들이란 것을 확인하는 결과로 해석된다.전북 유권자는 47.2%가 재신임 의사가 없다고 답했다. 현역 의원을 다음 총선에서도 선택하겠다는 답변은 21.7%, 무응답은 31.1%였다.
전남은 광주·전북과 달리 재신임 의사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20대 총선에서 현역 의원을 다시 지지하겠다”는 답변은 37.2%로 이는 17개 시·도 전체 평균보다 11.9% 포인트 높은 수치다.
이처럼 전남에서 현역에 대한 평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이유에 대해서는 해석이 엇갈린다. 일각에서는 ‘이정현 효과’에 따라 지역 의원 전체의 우호적 평가가 일시적으로 높아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광주와 전북은 지역구 의석수가 각각 7개와 11개로 모두 새정치민주연합이 차지한 반면 의석수 11곳인 전남은 지난 재·보궐선거에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새누리당 몫으로 1석을 차지해 신선한 돌풍을 일으켰다. 전남은 지역 의원 인지도가 77.4%로 광주(68.9%)나 전북(68.7%)보다 높게 나타나기도 했다.
더불어 광역단체장의 업무평가와 연동된 결과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전남도지사에 대한 업무수행 평가는 “잘한다”는 답변이 57.7%로 “못한다”는 답변 26.9%보다 높았다. 지방정부에 대한 우호적 평가가 단체장과 소속 당이 같은 지역구 의원으로 이어진 일종의 ‘낙수 효과’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역구 의석수 3석이 모두 새정치연합인 제주는 “재신임하겠다”는 답변이 20.1%, “재신임하지 않겠다”는 55.9%, 무응답은 24.1%였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15-01-02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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