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정개특위 공감하나 개헌특위엔 소극적 野, 정치개혁·개헌 특위 따로 조속히 설치 주장
을미년 새해 정치권에서 선거구 획정과 개헌문제가 최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 가운데 두 현안을 다룰 국회내 논의기구를 놓고 여야간 신경전이 달아오르고 있다.개헌에 적극적인 야당에선 개헌특위와, 선거구획정을 다룰 정치개혁특위를 별개의 특위로 서둘러 설치하자며 채근하는 반면에 여당은 의제로 다뤄지는 것조차 부담스러운 듯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두 사안에 대한 논의에 불을 댕긴 이는 정의화 국회의장이다.
정 의장은 작년 12월 30일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국회의원 선거구제 문제를 조기에 매듭지어야 한다”며 이를 위해 1월 중 정개특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내년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현재 최대 3대1인 지역구간 인구편차를 2대1로 줄이라는 헌재 결정으로 선거구 재획정이 불가피한 만큼 이번 기회에 아예 현행 소선거구제의 재검토를 비롯해 바람직한 선거구제를 찾아보자는 것이다.
개헌 특위에 대해서도 정 의장은 별도로 구성하거나 정개특위 내에 설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정 의장의 제안을 환영하고 있다.
이미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새누리당측에 오는 14일 종료되는 이번 임시국회에서 두 특위를 구성하자고 공식 제안한 바 있다.
우 원내대표는 지난달 31일 열린 비상대책회의에서도 “절대 다수 국민이 희망하는 불통 정권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개헌에 무엇보다 힘을 모으겠다”며 강력한 개헌 의지를 피력했다.
반면에 새누리당은 선거구 문제를 다룰 정개특위 구성에는 공감하지만 그 시기에 대해선 서두르지 않고 있다. 공무원연금개혁, 주요 민생경제법안 처리 등 당면현안이 시급한 만큼 이것 먼저 해결하고, 새정치연합이 2월 초 새 지도부를 구성하기 위한 전당대회를 치르므로 그 이후에나 생각해보자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개특위가 구성되면 선거구 문제 뿐만아니라 개헌 이슈로까지 확산할 것을 우려해 정개특위 구성에 소극적인 게 아니냐는 관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의 관심이 선거구획정과 개헌문제로 옮겨 붙을 경우 집권 3년차를 맞이한 정부와 여당으로선 공무원연금개혁 등 각종 개혁작업과 정부의 국정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 논의는 블랙홀”이라며 개헌논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특히 친박 주류로 구성된 여당 원내지도부는 여야 협상 의제로 정개특위와 개헌특위 구성을 함께 올리는 것조차 불편해하고 있다.
새누리당 원내 핵심 관계자는 “지금 국민이 바라는 것은 경제를 살리라는 것으로 개헌을 이야기해봤자 국민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면서 “올해는 경제를 살리기 위한 마지막 골든타임으로 개헌을 논할 시점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여당 내에서도 이재오 의원 등 비박계를 중심으로 개헌특위 구성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당내 일각에서는 개헌 논의를 완전 외면하기는 어려우므로 정개특위 내에 개헌소위를 구성하는 방안도 제시하고 있다.
이와 관련, 새정치연합 우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정개특위 따로, 개헌특위 따로 대등하게 해야 한다”며 “12일 본회의 이후 (여당과) 논의할 예정인데 계속 세게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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