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간첩사건’ 내세워 대남 적개심 고취

북한, ‘간첩사건’ 내세워 대남 적개심 고취

입력 2015-03-29 12:03
수정 2015-03-29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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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까지 동원해 비난전…남북관계 개선에 악재

북한이 최근 ‘남한 간첩사건’을 전면에 내세워 남한과 미국에 대한 적개심을 고취하고 있다.

김정은 정권이 간첩사건을 활용해 공안정국을 조성하고 내부 결속을 다짐에 따라 남북관계 개선도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9일 “괴뢰정보원 간첩들과의 기자회견 소식에 접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가슴마다에는 미국과 남조선괴뢰들에 대한 치솟는 분노와 적개심이 용암처럼 끓어번지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지난 26일 억류 중인 남한 국민 김국기 씨와 최춘길 씨의 내외신 기자회견을 열어 이들을 ‘국가정보원 간첩’으로 규정하고 이들이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 암살을 모의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터무니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이들의 송환을 요구하는 대북 통지문을 발송했으나 북한은 통지문 수령조차 거부했다.

노동신문은 김 씨와 최 씨가 북한의 ‘최고존엄’을 해치려 했다며 “이것이야말로 역사와 민족의 준엄한 심판, 시대의 무자비한 철추를 맏아 마땅할 천하만고의 대역죄”라고 비난했다.

신문은 김 씨와 최 씨가 북한의 인권유린을 보여주는 동영상을 조작했다고 자백한 사실도 거론하며 “반공화국 인권 모략에 이골이 난 괴뢰정보원을 그대로 두고서는 북남관계가 언제가도 개선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북한은 이번 사건을 규탄하는 데 일반 주민들도 동원하며 대남 적개심을 확산시키고 있다.

신의주마이싱(항생제)공장의 김창일 지배인은 노동신문 기고문에서 “치가 떨리고 이가 갈린다”며 “원수들에게는 가장 단호하고도 무자비한 불세례를 안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양강철공장 노동자 림성철은 대외용 주간지 통일신보 27일자 기고문에서 “모략과 테러 광신자들을 펄펄 끓는 쇠가마에 처넣어야 한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정치적 기반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김정은 정권이 이번 사건을 최대한 활용해 내부 결속을 다지는 양상도 나타난다.

노동신문은 “미국과 괴뢰패당의 어리석은 망동은 당과 수령의 두리에 천만군민이 일심단결, 혼연일체를 이룬 선군조선의 위력에 의해 풍지박산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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