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야마 “아베 총리 과거사 왜곡 일본에 좋지 않아”

후쿠야마 “아베 총리 과거사 왜곡 일본에 좋지 않아”

입력 2015-05-06 15:42
업데이트 2015-05-06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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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당시 저지른 악행 솔직담백하게 인정해야 한다”김정은 정권 매우 취약…풀뿌리 교류로 북한 변화시켜야

’역사의 종언’ 저자로 유명한 프랜시스 후쿠야마(63) 스탠퍼드대 교수는 6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과거사 왜곡이 일본에도 좋지 않은 일”이라고 단언했다.

일본계 미국인인 후쿠야마 교수는 이날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아베 총리의 어젠다 설정이 이웃 국가인 한국, 중국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일본은 과거 전쟁에서 저지른 나쁜 일들에 대해 솔직담백하게 인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동유럽 사회주의 붕괴 당시 마르크스적 의미의 역사는 끝났다는 내용의 ‘역사의 종언’을 발표하면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후쿠야마 교수는 또 북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나는 예언가가 아니다”라면서도 “특히 김정은 체제 들어서 정권이 매우 취약한 것(fragile regime)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김정은이 상당수의 원로를 숙청한 것으로 안다”며 “이 사실이 다른 간부들이 공포를 느끼게 할 것이고 나아가 정권 불안정의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중국’이라는 변수를 사람들이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것은 문제라며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붕괴가 준비되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와 함께 ‘5·24 조치’를 둘러싼 남북간 갈등에 대해서는 조심스럽게 “북한이 천안함 피격 사건에 책임이 있는 것은 분명하며, 그들의 행동에 걸맞은 대응을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남한 정부가 단지 개별적 판단이 아닌 전체적인 남북관계의 틀에서 5.24 조치 문제를 생각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이어 “민간 차원의 풀뿌리 교류를 통한 신뢰 구축이 북한을 변화시킬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하고 “이런 신뢰 구축을 통해 북한이 외부 세계와 접촉을 조금씩 늘려가도록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만 “북한은 주민이 외부 세계에 노출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며 “일정 수준의 경제개혁이나 자유화가 진행된다면 경제적 이익을 위해 외부 세계와 접촉을 조금이나마 허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동독과 서독 사람들의 직간접적인 교류가 독일 통일에 중요한 역할을 했듯 남한도 언론 매체나 여행 등을 통한 다양한 민간 교류로 신뢰를 쌓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정부 당국간 교류에 대해서는 “지금 정부 최고위급간 접촉이 이뤄질 희망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며 남북 당국간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으로 봤다.

한편 후쿠야마 교수는 이날 통일연구원이 ‘한반도 통일의 비전:민주주의, 인권, 그리고 신뢰’를 주제로 개최한 ‘제5회 샤이오포럼’ 기조연설에서 “남북관계에서 신뢰 구축은 오로지 교류 확대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거시적 접근보다는 미시적 접근이 신뢰 구축에 더 유리하다”며 “남북 당국간 신뢰가 불가능하다면 주민들간 신뢰 구축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후쿠야마 교수는 “국가 밖의 레벨, 즉 시민 차원이나 풀뿌리 차원에서의 교류가 가능하다”며 “향후 북한이 경제적 자유화로 얼마간 정치적인 자유가 발생할 경우 낮은 수준의 반복적인 교류를 통해 신뢰가 구축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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