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올린 김상곤 혁신위…쇄신다짐 속 무거운 출발

닻올린 김상곤 혁신위…쇄신다짐 속 무거운 출발

입력 2015-06-12 12:53
수정 2015-06-12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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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원들 ‘쓴소리’…”金·盧 넘어서야”, “친노대책 세워야”

새정치민주연합의 앞날을 좌우할 ‘김상곤 혁신위원회’가 12일 첫 공식회의를 열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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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천 선언문 낭독하는 혁신위원들
실천 선언문 낭독하는 혁신위원들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1차회의에서 참석자들이 ’당권재민 혁신위원회 실천 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조국, 우원식, 최태욱, 임미애, 이동학, 김상곤, 이주환, 정채웅, 정춘숙, 박우섭, 최인호.
연합뉴스
당 지도부로부터 쇄신의 칼자루를 넘겨받은 혁신위는 이후 100일 이상의 임기를 목표로 당무혁신과 공천개혁 등 당 전반을 개조하는 작업에 나서게 된다.

4·29 재보선 후폭풍으로 인한 내홍을 수습하고 국민의 신뢰들 돌려놓겠다는 것이 혁신위의 계획이지만, 출범 직후부터 위원구성과 노선 등에서 편향성 논란이 불거지는 등 험로가 예상된다는 우려도 나온다.

김상곤 위원장 및 10명의 혁신위원들은 이날 오전 첫 회의를 위해 ‘당권재민 혁신위원회’라는 현수막이 걸린 국회 당대표실에 모여들었다.

엄중한 상황을 의식한 듯 시종일관 진지한 표정으로 회의에 임했으며, 회의 전에는 ‘실천선언문’에 돌아가면서 서명을 하며 결의를 다졌다.

선언문에서 이들은 “그렇게 목말랐던 희생과 헌신으로 새정치민주연합을 혁신하겠다”고 약속했다.

특히 위원들은 작심한 듯 그동안 당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사안들에 쓴소리를 쏟아내며 과감한 개혁의지를 드러냈다.

첫 테이프는 최연소 혁신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이동학(34)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이 끊었다. 이 부위원장은 최근 청년위원회 위원장 경선에서 현장투표 1위를 차지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며, 당 일각에서는 ‘야권의 이준석’ 역할을 해 주리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이 부위원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나 노무현 전 대통령을 넘어서야 한다. 산업화·민주화를 넘어 새시대를 제시해야 한다”면서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도 진영논리에 스스로를 가두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현역의원으로 유일하게 합류한 우원식 의원은 “부끄럽지만 요즘처럼 당을 자랑스럽게 여기지 않은 적이 없다”며 “국민의 인식을 바꾸지 못하고는 야권 전체가 지리멸렬 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임미애 위원은 “대한민국 제1야당이 어쩌다 (저 같이) 시골에서 소키우고 땅일구는 촌부에게 혁신을 자문하는 지경까지 왔을까 눈물이 났다”고 했고, 호남 출신인 정채웅 위원은 “30년 넘게 굳어온 독점정치 아래 있던 사람들이 기득권을 내려놓겠느냐, 흠집내기만 할것이라는 걱정도 많이 들었다”고 전했다.

최태욱 위원은 당내 계파보스의 권한이 크다는 점과 호남에서의 독점적 지위가 너무 강하다는 점 등을 대표적인 기득권으로 꼽았고, 친노계로 분류되는 최인호 위원은 “친노가 가진 문제가 있다면 과감하게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저 자신부터 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처럼 위원들이 앞다퉈 강도높은 혁신 의지를 드러냈지만, 실제로 혁신위가 강력한 힘을 갖고 당의 환부를 드러낼 수 있을지에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이미 혁신위 출발단계부터 비주류 진영에서는 “친노·운동권 위주로 구성됐다”면서 편향성 논란을 제기했으며, 진보색채가 너무 뚜렷하다면서 지나친 ‘좌클릭’이라는 문제제기도 나왔다.

이후 혁신안에 대해서도 얼마든지 계파별 유불리에 대한 갈등이 터져나올 수 있다.

이와 관련해 혁신위에 참여한 박우섭 인천 남구청장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지적을 유념해 논란이 생기지 않도록 해야한다”면서도 “친노 일색이라거나 운동권 중심이라는 지적은 사실과 다르다. 활동도 편향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여기에 당내 의결기구인 최고위와의 관계 설정이 여전히 애매해 실제로 전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특히 가뜩이나 ‘호남물갈이론’, ‘중진용퇴론’ 등을 두고 벌써 잡음이 생기는 상황에서, 공천개혁을 힘있게 추진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당 관계자는 “혁신위가 기준을 만들더라도 결국 최종적으로 실행하는 것은 당 지도부가 아니겠나”라며 “과거 혁신위들도 좋은 개혁안을 만들었지만 실천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이번에도 전철을 밟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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