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수혈로 인위적 세대교체?…野 86 압박 거세지나

청년 수혈로 인위적 세대교체?…野 86 압박 거세지나

입력 2015-08-09 17:06
수정 2015-08-09 17:0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젊은 층 표심 자극…”58세 아저씨가 힙합바지 입은 당” 자성도”인위적 쿼터 할당이 비현실적·비개혁적” 비판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가 9일 내년 총선에서의 청년 공천의 비율을 10% 이상으로 의무화하는 혁신안을 내놓으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젊은 층 표심 공략에 나섰다.

당의 주요 지지기반인 청년층을 향해 ‘러브콜’을 보낸 셈이지만, 청년 수혈을 통한 인위적 세대교체에 나서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이번 쇄신안이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 운동권 출신)에 대한 혁신위내 비판적 시각과 무관치 않다는 점에서 ‘하방론’을 포함, 86그룹을 향한 압박이 더욱 거세질 수 있다는 것이다.

혁신위가 이날 발표한 혁신안은 국회의원 10%, 광역의원 20%, 기초의원 30% 이상을 청년(만 45세 이하)에게 할당하는 내용이 골자이다.

현행 당규가 국회의원 청년 비례대표 2명의 공천만 규정한 것에 비해, 청년의 의무공천비율을 큰 폭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새누리당이 노동개혁을 통한 청년일자리 확대 등을 전면에 내세워 청년표심을 공략하는 시점에서, 새정치연합 역시 청년들의 정치참여를 최대한 보장하는 방식으로 맞대응 태세를 보인 것으로도 풀이된다.

회견에서는 이와 함께 그동안 당에서 청년 인재를 제대로 키워내지 못했다는 자성이 봇물터지듯 쏟아졌다.

30대 혁신위원인 이동학 위원은 “청년들의 젊은 에너지를 줘도 못받는 정당, 58세 아저씨가 힙합바지를 입은 꼰대정당, 그것이 지금 새정치연합의 모습”이라며 “우리 당이 1번(여당)이 되려면 뭔가를 하고 싶어하는 청년들에게 운동장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이는 배려가 아닌 생존전략이자 유일한 선택지”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역시 “새 시대의 패러다임은 청년과 분권에 있다”며 “그러나 새정치연합은 고통하는 청년에게 희망이 되지 못했고, 여의도와 중앙정치에 갇혔다”고 지적했다.

이렇다할 후진양성 성과 없이 ‘기성세대’가 돼버린 86그룹으로선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이 위원은 지난달 15일 페이스북에 ‘586전 상서’라는 글을 남겨 “(86그룹은) 후배 그룹 하나 키워내지 못했다”며 청년그룹 육성 실패의 책임을 86그룹에 돌린 바 있다.

물론 김 위원장은 이날 86그룹이 청년층의 정치진출을 막았다는 지적에 대해 “ 혁신위원 개개인의 생각이지 혁신위원회에서 논의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지만, 청년층 육성의 필요성이 강조될 수록 86그룹을 향한 ‘하방론’이나 ‘적진출마론’이 힘을 얻을 수밖에 없다.

나아가 중진들의 용퇴론 등도 거세질 수 있어, 이번 쇄신안이 본격적인 공천 물갈이의 신호탄이 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무조건 청년층에 10% 이상을 보장하는 강제적인 세대교체 방식은 오히려 함량미달 후보의 공천 가능성만 높이는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는 지적도 나와, 혁신안 관철에 진통이 예상된다.

한 재선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율을 강제로 정해놨는데, 공천을 받을만한 사람이 있어야 가능한 얘기”라면서 “전혀 현실을 모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미 지난 19대 총선 당시에도 공천을 받은 인원의 약 14%가 청년층이었음에도 불구, 본선 경쟁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점에 비춰 이번 쇄신안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2 / 5
학생들 휴대폰의 도청앱 설치 여러분의 생각은?
지난 달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김하늘(8)양을 살해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정신질환을 가진 교사가 3세 아들을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사건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개학을 앞두고 불안한 학부모들은 아이의 휴대전화에 도청앱까지 설치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교사들은 이 도청앱의 오남용으로 인한 교권침해 등을 우려하고 있다. 학생들의 휴대폰에 도청앱을 설치하는 것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오남용이 우려된다.
안전을 위한 설치는 불가피하다.
1 / 5
1 / 3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