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공천·선거제 파열음…”8개월 뒤면 총선인데”

與, 공천·선거제 파열음…”8개월 뒤면 총선인데”

입력 2015-08-30 10:11
수정 2015-08-30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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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경선제 당론 추진에도 “당원투표·전략공천 배제못해” 관측

내년 4월 총선에 적용될 공천·선거제도를 놓고 새누리당 내부에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총선 공천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질지 여전히 안갯속인 가운데 선거구가 어떻게 짜일지도 불확실해지면서 각자의 이해관계나 입장에 따라 백가쟁명식 의견이 분출하고 있다.

무엇보다 김무성 대표가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에 대한 의구심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국민경선제를 당론으로 채택했지만, 정작 국민경선제의 전면 도입을 믿는 새누리당 의원은 많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익명을 요구한 핵심 당직자는 30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막상 공천룰을 정할 때는 국민경선제 ‘취지’만 살린 형태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고, 수도권의 한 당협위원장은 “국민경선제가 전면도입되리라고 보는 순진한 사람은 건의 없다”고 단언했다.

당장 공천과정에서 책임당원의 의견을 듣는 통로를 봉쇄하는 것부터가 논란의 대상이다. 당의 공직 후보를 뽑는데 꼬박꼬박 당비를 내는 당원의 의견을 듣지 않는 게 타당하냐는 지적이다.

야당도 국민경선제의 전면 도입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비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새누리당이 단독으로 이를 밀어붙일 가능성은 낮으며, 따라서 당원투표나 여론조사가 어느정도 가미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적지 않다.

공천의 30%를 여성 몫으로 떼어줘야 한다는 여성계의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일각에선 전략공천을 불가피하게 단행하게 되는 상황을 점치기도 한다.

한 당직자는 “가령 심학봉 의원처럼 뜻밖의 사고가 발생한 지역구나 김태호 의원처럼 현역이 갑자기 불출마하게 되는 지역구에 경쟁력 있는 후보가 마땅치 않으면 전략공천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민공천제를 도입할 경우 현직 당협위원장이 6개월 전 사퇴하는 것도 논란의 소지가 있다. 당원명부를 손에 쥔 당협위원장이 일찌감치 물러나야 공정한 경쟁이라는 의견과 선거를 앞두고 새누리당의 강점인 조직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맞서기 때문이다.

최근 일부 지역에서 시·도당위원장 자리를 놓고 쟁탈전이 벌어진 현상을 이런 맥락에서 보는 시각도 있다. 당협위원장에서 물러나도 시·도당위원장 직책을 유지하면 상대 후보보다 정보력에서 앞설 수 있다는 점에서다.

선거제도도 공천제도처럼 불확실성이 크기는 마찬가지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의 여야 협상이 공전하는 가운데 농·어촌과 도시지역,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의석 배분을 놓고 당내 이견이 노출되는 것이다.

의원 정수가 300석으로 묶인 상황에서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선거구별 인구편차를 3대 1 이내에서 2대1 이내로 조정하려면 한쪽에서 의석을 줄여 다른쪽 의석을 늘리는 ‘제로섬’이 돼야 하기 때문이다.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경우 김무성 대표는 지역구를 246석보다 늘려 통폐합에 따른 후폭풍을 최소화하되 54석인 비례대표를 줄여야 한다고 밝혔지만, 강은희·함진규 등 일부 의원은 비례대표 의석을 유지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야당은 권역별 비례제를 통해 비례대표를 더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또 황영철·한기호 등 인구가 적어 통폐합 대상에 오를 수 있는 농·어촌 지역 의원들은 ‘농어촌·지방 특별선거구’ 신설 등을 주장하는 반면, 이는 국민의 균등한 참정권이 보장받지 못해 대의민주주의 본질을 왜곡할 수 있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아 선거구획정위원회의 선거구 조정 과정에서 충돌이 예상된다.

한 관계자는 “공천·선거제도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아 의원들은 잔뜩 예민해졌고, 곧 정기국회가 시작되지만 관심은 온통 지역구에만 쏠렸다”며 “각자도생해야 하는 상황이 자칫 또다른 공천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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