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잇단 평화협정 논의 요구…미국에 대화 ‘손짓’

북한, 잇단 평화협정 논의 요구…미국에 대화 ‘손짓’

입력 2015-10-18 13:49
업데이트 2015-10-18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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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재개시 비핵화 대신 평화협정 의제화 겨냥한 듯

북한 외무성이 최근 미국에 평화협정 체결을 잇달아 강조하고 나서 주목된다.

최근 한반도 정세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는 북한이 북미 대화와 6자회담을 겨냥해 탐색전을 벌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북한은 17일 한미정상회담이 끝난 지 20시간 만에 외무성 성명을 내고 미국에 한반도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할 것을 재차 촉구했다.

그동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2∼3일 뒤에 나왔다는 점에서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북한의 정리된 입장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 정리가 끝나지 않았다 하더라도 정상회담 20시간 후 평화협정 체결만을 재차 요구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은 물론 인권까지 북한 문제를 포괄적이면서도 구체적으로 다룬 공동성명이 처음 발표됐음을 감안하면 북한의 태도는 주목할만 하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신중을 기하면서 평화협정 논의 요구를 앞세워 본격적인 대화 행보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월 리수용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정전협정을 평화협정 체제로 바꾸자고 제안한 이후 줄기차게 밀어 부치는 양상이다.

노동당 창건 70주년 기념일을 앞둔 지난 7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에 이어 17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더 높은 형식인 외무성 성명을 통해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했다.

북한의 이 같은 모습은 2년째 경색됐던 북중관계가 류윈산(劉雲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의 방북을 계기로 해빙기를 맞고 있는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류 상무위원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중국은 6자회담이 이른 시일 안에 재개될 수 있기를 바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이 관련 당사국들의 이익과 지역 안정, 세계평화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북중관계 회복이 절실한 북한이 중국의 6자회담 요구를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서 비핵화에 맞설 카드로 평화협정을 꺼내들고 의제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2005년 합의한 9·19공동성명에는 “6자는 동북아의 항구적인 평화와 안정을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이라며 “직접 관련 당사국들은 적절한 별도 포럼에서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질 것”이라고 명시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북미 양자간 대화 속내도 감추지 않고 있다.

외무성 성명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는 문제는 무엇보다도 미국이 먼저 용단을 내려야 할 문제이며, 조미 사이에 우선 원칙적 합의를 보아야 할 문제”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북핵 문제 해결의 근원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에 있는 만큼 적대 정책부터 먼저 포기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6자회담만으로는 한반도 평화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양자대화를 사실상 요구한 셈이다.

북한의 이 같은 양자 대화 언급은 최근 오바마 행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과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끈다.

성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겸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9·19 공동성명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19일 연합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우리는 북한과 진정으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며 “평양이든 다른 곳이든 장소는 중요치 않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이 지난 1월 말 성김 특별대표의 평양행을 요구한 북한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던 것과 비교하면 미국의 대화 입장이 한결 유연해진 셈이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ㆍ태평양 담당 차관보도 지난달 22일 “미국과 중국은 6자회담 관련국들과 함께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국제적 의무와 약속을 준수하면 정전협정을 대체하는 평화체제와 관계정상화, 경제적 지원 등 북한이 원하는 것을 제공한다는 엄숙한 약속을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최고의 시급성과 확고한 의지를 갖고’ 다루기로 합의했다는 점에서 북핵 문제를 위한 미국의 외교 행보도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비핵화에 맞설 카드로 평화협정을 의제화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6자회담 관련국들의 대화재개를 위한 탐색전이 시작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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