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적떼” “실성파”’막말전쟁’으로 치닫는 역사전쟁

“화적떼” “실성파”’막말전쟁’으로 치닫는 역사전쟁

입력 2015-10-29 13:37
수정 2015-10-29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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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 대치 장기화에 ‘설전’ 넘어선 일탈 수준 발언까지설득·타협보다는 증오 부채질…전문가 “국민 우습게 여기는 것”

“정말 야당이 정신 차려야 한다. 야당이 화적떼는 아니지 않으냐.”(새누리당 서청원 최고위원) “대통령은 무속인이 아니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둘러싼 여야간 신경전이 고조되면서 설전 수준을 넘어선 ‘막말 전쟁’으로 국회 품위를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다.

서 최고위원은 단일 역사교과서를 반대하는 세력에 대해 ‘난신적자(亂臣賊子·나라를 어지럽히는 신하와 어버이를 해치는 자식)’라고 낙인 찍기도 했다.

현 정부 청와대 홍보·정무수석을 지낸 이정현 최고위원은 28일 국회 예결특위 전체회의에서 “현행 교과서는 우리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 미리 적화통일 교육을 시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해 결국 파행으로 이어졌다.

새정치민주연합 이 원내대표는 29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새누리당 일부 의원들은 교과서 국정화를 주장하기 전에 ‘두뇌의 정상화’가 정말 시급해 보인다”며 “이분들을 그냥 친박이 아니라 친박실성파로 부르고 싶다”고 비아냥거렸다.

같은 당 주승용 최고위원도 시정연설 내용을 비판하면서 “대통령의 독특한 화법 때문에 연설을 듣다 보면 정신적인 분열현상까지 경험하게 된다”고 혹평했다.

‘공갈 막말’로 징계까지 받았던 정청래 최고위원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정 최고위원은 자신의 트위터에 박근혜 대통령의 시정연설 상황을 언급하며 “최고 존엄에 대한 박수치고는 (김무성 대표가 너무) 건성건성 쳤다. 여권 2인자 자리에서 쫓겨날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고 적었다.

박수를 성의없이 쳤다고 숙청당한 북한 장성택 전 국방위 부위원장을 김 대표에, 박 대통령은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에 비유한 것이다.

문재인 대표도 전날 ‘국정화 반대 투어버스’ 출정식에서 “X인지 된장인지 먹어봐야 알겠습니까”라며 앞으로 발행될 국정 교과서에 불신을 나타냈다.

이렇게 중재를 해도 모자랄 여야 다선 중진의 주요 당직자까지 전면에 나서면서 또 또다른 논란을 촉발하고, 결국 내년도 예산 및 법률안을 처리할 정기국회에는 파행의 기운이 어른거리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거듭하는 막말의 원인을 국회 윤리특위의 징계가 번번이 솜방망이에 그치는 데 두기도 하지만 제도적 장치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중론이다.

일각에서는 ‘막말 어록’을 발간해 차기 총선에 공개함으로써 공천이나 선거에서 불이익을 주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막말·강성 발언으로 지지층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재당선되기도 하지만 결국 국회 파행에 따른 피해는 국정 운영 전반에 미치기 때문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자는 것이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의 정치 혐오증만 키우는 것으로서 어제 재·보궐선거 투표율이 사상 최저를 기록한 것도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면서 “국민 민도를 우습게 알고, 두려워하지 않는 행태”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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