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년 당대회 앞두고 또 ‘속도전’…”통치자금 목적”

北, 내년 당대회 앞두고 또 ‘속도전’…”통치자금 목적”

입력 2015-12-05 09:31
수정 2015-12-0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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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에 걸친 속도전 부작용도 속출…”속도전 더 강화될듯”

북한 당국이 내년 5월 제7차 노동당 대회를 앞두고 주민들에게 최단 기간 내 최상의 성과를 거두자는 의미의 ‘속도전’을 또다시 독려하고 나섰다.

북한이 지난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을 앞두고 속도전을 독려한 데 이어 최근 이를 다시 부각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통치자금 확보 목적도 있을 것이란 관측을 내놓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4일 각지에서 달성된 성과를 소개하면서 우회적으로 주민들에게 속도전을 다그쳤다.

통신은 “방직공장의 정방공 150명이 연간계획을, 15명이 2년분 계획을 완수한 것을 비롯해 각지에서 계획 완수자들의 대열이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대안중기계연합기업소에서 한 달 정도 걸려야 할 백두산영웅청년3호 발전소 건설에 필요한 선행 설비 생산을 10여 일 동안에 제작하는 성과가 이룩됐다”고 전했다.

통신은 “7차 당 대회가 소집된다는 소식이 전해진 후 조선 인민의 사상·정신적 풍모에서는 전환이 일어나고 경제강국, 문명국 건설에서는 놀라운 기적이 창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도 지난달 3일 “모두 다 최후승리를 위한 오늘의 총공격전에서 빨치산식으로 일행천리(한걸음에 천리를 간다는 뜻)해 조선 노동당 제7차 대회를 높은 정치적 열의와 노력적 성과로 맞이하자”며 속도전을 선동했다.

1950년대 ‘평양 속도’ 등 구호 아래 등장한 속도전이 김일성·김정일 시대를 거쳐 김정은 집권기에도 이어지는 셈이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수십 년 만에 열리는 당 대회인 만큼 김정은 제1위원장이 치적을 과시하기 위해 기존보다 속도전을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속도전 독려 목적이 당 대회를 계기로 김정은 제1위원장의 대규모 통치자금을 확보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과거 당 대회 때도 속도전을 통해 통치자금을 거둬들이고 나서 일부는 책임자들에게 포상으로 돌려줬다”고 말했다.

김정은 시대 속도전은 스키장과 발전소, 아파트 건설 등 대규모 공사 현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당 창건 70돌을 앞두고 마식령 스키장이 불과 8개월 만에 건설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속도전으로 공사가 날림으로 진행되다 보니 부작용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5월 평양 중심부의 23층 아파트가 붕괴해 수백 명이 사망하고, 지난 10월 초 완공된 백두산영웅청년발전소 벽면에서는 누수 현상이 나타났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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