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생에서 대결로’…기초단체장 vs 현역의원 격돌

‘공생에서 대결로’…기초단체장 vs 현역의원 격돌

입력 2015-12-06 12:07
업데이트 2015-12-06 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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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 채운 기초단체장, 현역 ‘金배지’ 위협하나

내년 20대 총선에서 살아있는 권력인 현역 ‘금(金)배지’와 저인망식 지역구 관리로 체급을 키운 막강한 지방자치단체장 간의 대결이 속출할 것으로 보인다.

지방자치제도 도입 초기만 해도 광역 또는 기초단체장은 현역 의원으로부터 공천을 받는 수혜자 또는 현역 의원의 행보에 발을 맞춰 지역구 일을 돕는 ‘행정보조자’라는 인식이 강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현역 의원보다 지역 주민들과 스킨십이 잦은 자치단체장이 강력한 인지도를 무기 삼아 현역 의원의 ‘아성’을 넘보는 사례가 늘면서 총선을 준비하는 현역 의원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지역은 3선 연임 제한에 걸려 있는 기초단체장이 있는 곳들이다.

현행법은 자치단체장의 임기를 4년으로 하고 연임을 세 차례로 제한하고 있는데, 3선 연임을 달성한 기초단체장들은 자연스럽게 10년 넘게 터를 닦아온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할 뜻을 품게 되는 경우가 많다.

새누리당 소속 곽대훈 대구 달서구청장이 지난 4일 사직 의사를 밝히고 이 지역구 현역 의원인 같은 당 홍지만 의원과의 한판 승부를 벌이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것이 가장 최근의 사례다.

이처럼 총선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더라도 지역 밀착형 행정 성과와 높은 지명도 덕분에 전국의 3선 연임 기초단체장들은 불출마 선언을 하지 않는 한 자천타천으로 꾸준히 출마설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사례 중 한 곳이 새누리당 김희국 의원의 지역구인 대구 중구·남구로, 이곳은 같은 당 소속 윤순영(중구)·임병헌(남구) 구청장 모두가 3선 연임의 기초단체장이다.

조만간 개각이 이뤄지면 새누리당으로 돌아와 총선을 준비할 김희정 여성부 장관의 지역구 부산 연제구와 새누리당 유재중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수영구에도 각각 여당 소속 3선 연임의 이위준·박현욱 구청장이 버티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 기초단체장이 새누리당 현역 의원의 금배지를 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곳도 있다.

3선의 성장현 서울 용산구청장은 4선에 도전하려는 진영 의원에게, 재선의 유영록 경기 김포시장은 재선을 노리는 홍철호 의원에게 각각 도전장을 내밀 가능성이 점쳐진다.

기초단체장이 자신을 꺾고 금배지를 쟁취할 수 있다는 현역 의원들의 우려는 기우로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

구청장 출신의 유재중 의원은 17대 의원인 박형준 현 국회사무총장을 꺾고 18·19대 총선 때 부산 수영에서 내리 금배지를 가슴에 달았고, 경기 광명시장 출신 새정치연합 백재현 의원(경기 광명시갑)도 이원영 전 의원을 제치고 18·19대 재선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 때문에 최근 여야를 막론하고 현역 의원들이 기초단체장을 ‘견제’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현재 새누리당은 지방자치단체장이 총선에 임박해 사퇴하고 국회의원으로 출마할 경우 공천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의 단체장이나 의원이 선출된 지 얼마 안 돼 총선을 위해 사퇴하면 국민 세금이 투입되는 보궐선거를 실시해야 하고, 행정 본연의 업무보다 인기영합적 정책만 양산할 수 있다는 게 그 이유지만 밑바닥에는 기초단체장에 대한 경계심도 깔려 있다는 지적도 있다.

새정치연합은 이를 아예 제도화했다. 지난 9월 당무위원회는 선출직 공직자가 임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국회의원 공천을 신청하면 경선에서 감점을 준다는 내용이 담긴 공천혁신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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