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금강산 관광 재개 합의문에 넣자고 반복적으로 요구” “북에 남북관계 발전 제안”…”추가 회담 제의, 현재로선 검토 안 해”북측 요원, 남측 취재진 노트북 검열 논란…”개성에선 처음”
지난 11~12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제1차 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에서 우리 대표단은 다음 달 말 이산가족 문제를 논의하는 적십자회담과 함께 금강산관광 실무회담을 동시에 열자고 제안했으나 북측이 호응하지 않은 것으로 13일 전해졌다.정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 측은 남북의 관심사를 포괄적으로 해결해나가자는 입장에서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동시 추진·동시 이행’을 주장하는) 북한의 입장을 고려해서 적십자 회담과 금강산관광 실무회담 개최 일자를 내년 1월 말로 맞춰서 제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북한이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 우선 합의해야 한다는 경직된 입장을 고수해 진전을 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측은) 금강산관광 실무회담이 열리면 신변안전 보장, 재발방지 문제, 현대아산 사업자의 재산권 회복 문제 등은 북측이 협조해야 할 부분이므로, 협조하면 금강산관광이 잘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했지만, 북한은 금강산관광 재개를 먼저 합의하자고 했다”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은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합의를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고 반복적으로 요구했다”며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합의문에 넣어야 한다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측에 ‘이산가족 문제에는 관심이 없느냐’고 물으니 ‘관심은 있다’고 했다”며 “그러나 이산가족 전면적 생사확인 등 구체적인 문제를 얘기하면 다시 금강산관광 재개로 돌아왔다”고 덧붙였다.
이 당국자는 “구체적으로 문안을 놓고 (양측이) 공동보도문 작업을 하는 데까지 진도가 나가지 못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모란봉 악단의 베이징 공연 취소와 남북 당국회담 결렬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전혀 모르겠다”며 “회담 중에 그런 얘기(모란봉 악단 공연 취소)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추가 회담 의제를 검토 중이냐’는 질문에는 “현재로선 검토 중인 것은 없다”고 답했다.
다만, 그는 “(이번 회담에서) 우리는 남북관계의 진정한 발전을 위한 제안을 했다”며 “북한이 진정성 있게 검토하고 빨리 답하기를 바란다”며 추가 회담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한편, 당국회담 첫날인 11일 오전 북측 남북출입사무소에선 대표단과 동행한 남측 취재진의 노트북을 북측 요원들이 사전 검열하려고 해 한때 승강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또 12일 저녁 회담을 마치고 대표단과 함께 남측 취재진이 남쪽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도 북측은 취재용 노트북을 검사하려고 해 마찰이 있었다.
남측 대표단의 만류에도 북측은 남측 취재진의 노트북을 검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는 “북측이 남측 취재진의 노트북을 검사한 것은 개성에선 처음”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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