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선대위’ 중재안 사실상 무산…분당국면 치닫는 野

‘조기선대위’ 중재안 사실상 무산…분당국면 치닫는 野

입력 2015-12-27 22:36
수정 2015-12-27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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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중진 간담회 “추가 탈당 있더라도 선대위로 가야” 文 “숙고해 내일 입장 표명”…文측 “비주류 거부하면 조기선대위 무의미” 김한길 “文, 제뜻 아실 것”-박지원 “이미 뜻 밝혔다”…거부의사 재확인극적 접점 못찾으면 분당 가시화 가능성

새정치민주연합 수도권 및 중진 의원들이 27일 추가 탈당 사태를 막기 위한 ‘조기 선대위’ 중재안을 재차 꺼내들었으나, 분당 위기는 좀처럼 해소되지 않고 있다.

탈당 임박설이 돌고 있는 김한길 전 대표,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이 여전히 문재인 대표 사퇴론으로 맞서며 거부 입장을 재확인한데다 문 대표측도 “비주류가 안 받으면 조기 선대위 카드는 무효”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어 중재안 자체가 사실상 무산되는 듯 듯한 흐름이다.

당 안팎에서는 이르면 금주 부터 후속 탈당행렬이 다시 본격화, 분당 국면으로 접어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수도권 및 중진 의원들은 이날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의원간담회를 열어 문 대표가 선대위를 조속하게 구성하고, 최고위가 20대 총선 관련 권한을 선대위에 위임하도록 하는 중재안을 결의했다.

다만 선대위가 공천권까지 가져가선 안된다는 주류측 인식을 감안한 듯, 김성곤 의원은 “공천은 시스템 대로 추진하면 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표 거취에 대한 부분도 이날 발표에는 명시적으로는 언급되지 않았다.

간담회에는 53명의 의원이 참석했으며, 간담회 결정에 위임의사를 밝힌 의원들까지 포함하면 과반인 67명이 뜻을 함께 했다. 비주류 보다는 친문(친문재인) 등 범주류와 중도파가 주를 이뤘다.

간담회장 밖으로 문희상 전 국회부의장이 “문 대표를 중심으로 결집해야 한다”며 탈당파를 겨냥한 듯 “떠나기 전에는 최선의 노력을 해야지, 난파선을 두고 먼저 살려고 떠나면 세월호 선장과 뭐가 다르냐”고 언성을 높이는 목소리가 새어나오기도 했다.

논의 과정에서 일부 친문 의원들은 조기 선대위 전환에 반대 의사를 표시했으며, 추가 탈당이 있을 경우에도 선대위 전환 카드가 유효한지 여부를 놓고 논란이 빚어졌다.

간담회 결과에 대한 공식 브리핑 문구는 “탈당 등 더이상의 혼란에 종지부를 찍는다”는 선에서 정리됐지만, 내부적으로는 추가 탈당이 있더라도 조기선대위는 그와 무관하게 추진한다는 쪽으로 정리됐다고 복수의 관계자가 전했다.

수도권 및 중진 의원들은 문 대표와 김 전 대표 등과 릴레이 면담을 갖고 중재안 수용 압박에 나섰다.

그러나 김 전 대표는 ‘특사’로 파견된 박병석 김성곤 의원과 만난 뒤 입장자료를 통해 “두 분의 말씀을 경청했다. 의원님들의 애쓰시는 충정을 이해한다”며 “이미 문 대표와도 직접 많은 대화를 나눴다. 문 대표 역시 저의 뜻을 충분히 알고 계실 것”이라고 문 대표 사퇴요구를 굽히지 않았다.

김 전 대표는 “궁극적으로 야권이 통합하지 않고 따로따로 선거를 치러선 다 패배하는 게 뻔하다”며 “당내에 남아 통합을 추진하면 제일 좋겠지만 (사퇴를 거부하는) 문 대표 태도가 바뀌지 않은 것 아니냐”는 취지로 말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미 (문 대표가 사퇴해야 한다는) 내 입장은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박 전 원내대표는 전날 박주선 의원, 박준영 전 전남지사를 시작으로 28일에는 천정배 의원을 만나기로 하는 등 탈당파 인사들과 연쇄 접촉에 나섰다.

문 대표는 수도권·중진 의원들의 중재안을 전달받은 뒤 기자들과 만나 “더이상 추가적 탈당이나 분열행위가 멈춰지길 바란다. 의원님들의 충정이 받아들여지면 좋겠다”고 했으나, 곧이어 “숙고해서 내일 최고위에서 관련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유보적 스탠스를 취했다.

당초 “추가 탈당 방지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던 문 대표로선 ‘추가 탈당 여부와 상관없이 조기 선대위로 전환한다’는 수도권·중진 의원들의 이날 논의를 놓고 고민이 적지 않다는 후문이다.

당장 진성준 전략기획위원장은 트위터 글에서 “‘조기 선대위’는 연쇄탈당과 당 분열을 막기 위한 수습안으로 제시된 것이다. 지금 문제의 핵심은 이 수습안을 소위 ‘비주류’가 수용하고 당 잔류를 선언할 것이냐 하는 문제”라며 “이 수습안을 거부하면 선대위를 조기에 구성해야 할 이유가 없다”고 못박았다.

극적 접점이 마련되지 못한다면 연말연초를 기해 후속 탈당도 다시 본격하며 분당 수순을 밟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한길계에서는 해외에 머물다 이날 귀국한 최재천 의원이 이르면 금주 안으로 탈당을 결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최 의원은 이미 서울 성동갑 지역구 사무실을 폐쇄한 상태로, “두루 의견을 듣는 중”이라고 말했다.

권은희 의원 등 광주 지역 일부 의원들도 연말연초 탈당 결행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여기에 박 전 원내대표가 탈당할 경우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인사들의 무더기 탈당 사태도 점쳐진다. 박영선 전 원내대표는 상황을 일단 관망 중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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