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관계 단기적 경직 가능성”…‘김양건 사망’ 전문가 진단

“남북관계 단기적 경직 가능성”…‘김양건 사망’ 전문가 진단

박성국 기자
박성국 기자
입력 2015-12-30 09:02
수정 2015-12-30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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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관계 전문가들은 30일 북한의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 북한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갑작스러운 사망이 남북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으며,특히 단기적으로 경직되고 유연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근 김양건 당비서가 강석주 북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의 와병으로 사실상 국제비서 역할까지 수행했기 때문에 북한의 대중관계 개선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합리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김양건 비서가 갑작스럽게 사망함에 따라 북한에서 돌발사태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우리 정부가 이에 대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남북관계에 대한 기조는 크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색채가 강하지 않은 김양건이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숨졌다는 점에서 그의 사인에 대해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김양건 당비서가 북한 내 차지하는 위상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남북관계에 부정적 영향 줄 수 있다.김양건은 온건적 인물로 대화 이미지가 강하기 때문에 김정은 체제가 남북관계의 유연성 발휘 측면에서 약화할 수 있다.북측의 남북관계에 있어 유연성이 떨어질 수 있다.김양건의 사망으로 김정은 체제가 남북 관계를 풀어가는데 있어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게 직보할 수 있는 인물이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김양건의 대체 인물이 부상하겠지만 당분간 그를 대체할 수 있는 눈에 띄는 인물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다.김정은 체제의 남북관계는 단기적으로 경직될 가능성이 있다.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북한의 남북관계 입장이 현재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북측이 남북관계 개선에 의지는 보이되 남측이 움직이지 않으면 북한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그런 기조가 유지될 것이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김양건의 사망으로 남북관계는 단기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8.25 합의 당사자가 사망했기 때문이다.남북관계 문제에 대해 누가 김정은에게 건의할 수 있겠는가.당연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김양건처럼 정치적으로 무색무취한 인물이 갑작스럽게 죽었을 때는 의심할 필요가 있다.지난 2003년 10월 사망한 김용순 전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는 부인하고 행사를 갔다 오다 교통사고를 당해 장기 입원 치료를 받다 사망했다.김정은의 후견으로 알려진 리제강 전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도 2010년 갑자기 교통사고로 사망했다.이들이 사망했을 당시 남북관계가 상당히 잘 나갔다.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 누가 견제한 것이 아니냐는 설이 당시 제기됐다.김용순은 군부 등이,리제강은 장성택의 견제가 아니겠느냐는 말이 당시 있었다.김양건도 누가 견제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즉 교통사고를 위장해 누군가 일부러 죽게 만든 것일 수 있다는 거다.이런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김양건은 남북관계를 가장 오랫동안 담당했던 사람이고 어떻게 보면 김정은에게는 가장 합리적인 조언을 해 줄 수 있는 사람이다.김양건은 김일성 때부터 남북관계 해 온 합리적이고 경험이 있고 노련한 대남통이다.지난번에 남북관계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일 때 정리하는 역할을 한 인물이기도 하다.김양건이 갖고 있는 전문성과 오랜 경험을 대체할 만한 사람이 아직 없기 때문에 예측이 어려운 그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누가 그 역할을 담당할지 지켜봐야 하겠지만 김정은 시대에 노련함을 갖춘 인물을 찾는 게 쉽지 않아 돌발사태나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통제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해 우리가 대비해야 한다.중장기적으로는 김정은이 합리적이면서도 개방적인 인물을 대체해 쓸수 있다면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을 수 있지만,그렇지 않은 경우라면 불안정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그런 면에 우리가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

 ◇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북한 입장에서는 중요한 포스트가 사라졌다.다시 말해,큰 정책 기조는 달라지지 않겠지만 세부적인 현안 조율 과정에서 불협화음이 발생해 정책 기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모란봉악단 철수 과정을 예로 들 수 있듯이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원만하게 조율하는 것에 대해서는 김양건의 사망으로 북한의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하지만 당장에 북한의 대외 정책이 바뀔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강석주도 몸이 좋지 않고 대외 관계에 대해 제대로 할 사람이 많지 않다.다만,대외 관계 방면의 인물들이 젊어질 수도 있겠다.북한에 교통사고는 많다.김양건이 장성택처럼 이권사업에 많이 개입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위장사고일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하지만,장성택의 견제를 받은 리제강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경우처럼 위장사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도 없다고 본다.

 ◇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김정일 정권에 이어 김정은 정권 출범 이후까지 북한 대남정책을 총괄해온 김양건 당비서가 갑자기 사망해 남북대화의 장기 중단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된다.특히 제1차관급 남북 당국회담이 결렬된 가운데 김 비서가 사망해 남북관계가 더욱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그리고 강석주의 와병으로 김양건 비서가 사실상 국제비서 역할까지 최근에 수행했기 때문에 북한의 대중관계 개선도 지연될 가능성이 커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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