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 “당대회 앞두고 주민에 성과독려 예상” 대남 관련 언급도 주목…“획기적 제안은 없을 듯”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내년 1월 1일 내놓을 신년사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유일지배체제인 북한에서 최고지도자의 신년사는 그의 생생한 육성을 통해 새해 국정운영의 청사진을 직접 들을 좋은 기회이기 때문이다.
김 제1위원장은 지난 2013년부터 올해까지 매년 새해 첫날 조선중앙TV에 등장해 신년사를 낭독했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이변이 없는 한 같은 방식으로 신년사를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36년 만에 열리는 내년 5월 초의 제7차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런 만큼 김 제1위원장의 내년 신년사에서 당대회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도 관심거리다.
◇ 당대회 앞두고 성과독려 치중할 듯
현재 북한은 당 대회 준비를 위해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내년 신년사에서는 무엇보다 당대회에 관한 내용이 큰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당 대회가 가지는 위상과 상징성이 워낙 큰 탓에 김 제1위원장이 중요한 정치적 메시지를 당 대회 이전까지는 아껴둘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신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를 통해 주민들에게 성과를 독려하는 데 치중할 것으로 관측된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핵심적인 내용은 7차 당 대회에서 발표될 것”이라면서 “주민들에게 당 대회에 앞서 성과를 촉구하는 내용이 신년사의 주된 내용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도 “당 대회를 맞아 주민들이 뭔가 움직이도록 만드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김정은 제1위원장이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 대회와 관련해서는 국내 연구기관과 전문가들 사이에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우선 최룡해를 비롯한 혁명 2세대가 물러나고 3∼4세대가 급부상하면서 김정은 정권 2기의 권력진영이 공개될 거라는 전망(통일연구원)이 나온다. 또 국정 운영의 중심추가 군부에서 노동당으로 옮겨지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있다.
이렇듯 다양한 전망이 나오지만 당 대회가 북한 내 권력구조에 지각변동을 몰고 올 것이라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서 이견이 없다.
◇ 대남 메시지 주목…파격 제안은 ‘난망’
김 제1위원장은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등에 대해서도 언급할 전망이다.
사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 내부 행사인 당대회에 대한 내용보다는 대외정책과 관련해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남북관계 문제에 대해 이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특히 “남북 정상회담 못할 이유 없다”며 정상회담을 언급하기도 했다.
내년 신년사에서도 남북문제를 거론하겠지만 최근의 남북, 북중관계 등을 감안할 때 파격적인 제안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 제1위원장이 놀랄만한 남북관계 개선 방안을 들고 나올 가능성은 희박하고 8·25 합의 내용과 비슷한 수준의 대남 메시지를 내놓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용석 선임연구원은 “‘자주통일의 대통로를 열어나가자’ 같은 취지의 언급을 할 가능성이 있지만, 이와 더불어 남측에 정책 전환도 촉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 제1위원장이 공개적으로 ‘핵’을 거론할지, 거론한다면 어떠한 방식을 취할지도 관심사다.
‘경제·핵무력 병진노선’ 대신 ‘경제·국방 병진노선’ 등 우회적인 표현이 등장할 경우 중국을 자극하지 않고 북중관계를 풀어보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미국을 향해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하는 북한이 김 제1위원장의 입을 빌어 이를 다시금 평화협정 체결을 제안할지도 주목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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