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호소 ‘활동형’부터 건강·옷차림 챙기는 ‘그림자형’까지前의원·아나운서·배우·가수 등 유명인 다수…인지도 상승효과
4·13 총선이 7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당사자인 예비후보들 못지않게 배우자들의 내조 경쟁도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선거 경험을 바탕으로 조언하는 ‘동지형’부터 이른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분 단위로 시간을 쪼개가며 전면에 나서 표밭갈이를 하는 ‘하드 내조형’, 후보의 건강관리와 옷차림 등을 챙기며 조언하는 ‘소프트 내조형’에 이르기까지 배우자들도 후보만큼이나 바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이번 총선 예비후보 중에는 본인보다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유명인사’를 배우자로 둔 후보들이 유독 많아 후보의 인지도를 높이는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는 평가다.
◇ 재래시장·경로당·노래교실은 기본…활동형 아내들 = 부산 사하을이 새누리당 예비후보 석동현 전 부산지검장의 부인은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박영아 전 의원이다. 박 전 의원은 남편의 여의도 진입을 위해 조언을 마다않는 ‘동지형’ 내조에 속한다.
박 전 의원도 서울 송파갑 출마를 검토하다 불출마를 선언하며 남편의 당선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조경태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을 탈당, 새누리당으로 이적하면서 사하을 당내경선 구도가 복잡해지자 박 전의원은 남편의 특급 참모역할을 하고 있다.
역시 같은 부산 사하을의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이호열 고려대 교수의 부인 오승연 전 SBS 아나운서의 하루는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강행군의 연속이다.
매일 같이 재래수산시장부터 경로당, 주민센터 등 인구 밀집지역을 돌면서 남편 이름을 알리며 직접 지지를 호소한다. 방송인 출신 특유의 친화력과 언변을 십분 활용하는 것이다.
오 전 아나운서는 후보자의 공보 역할도 자처해서 하고 있다. 후보자 명의로 언론에 보내는 보도요청 문자메시지 발송에 자신의 이름과 개인 휴대전화 번호를 사용할 정도다.
대구 수성갑의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인 김부겸 전 의원의 아내 이유미 씨도 전형적인 ‘활동형 내조’를 펼치고 있다.
이씨가 지역구의 노래교실을 공략, 또래 주부들 사이에서 스스럼없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하는 적극성으로 선거 내조를 하고 있다는 것이 주변의 전언이다.
또 대구 출신인 이씨 덕분에 경북 상주 출신인 김 전 의원의 ‘지역 연고 취약성’도 한층 만회된다고 한다.
지난 총선에서는 배우인 딸 윤세인(본명 김지수) 씨가 김 전 의원의 유세를 앞장서서 도왔지만, 올해엔 출산을 앞두고 거리에 나설 수 없어 이씨의 역할이 한층 더 커졌다고 김 전 의원 측은 전했다.
일부 예비후보자 부인들은 동네 목욕탕에서 지역 주민들의 때밀이를 자처하거나 경로당 가사돌보미로 나서 밑바닥 민심을 공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후보자 건강관리·패션컨설팅까지…‘조용한 내조형’ = 서울 중구의 새누리당 예비후보인 지상욱 당협위원장의 아내인 배우 심은하 씨는 ‘그림자 내조’로 유명하다.
한때 톱스타였다는 점에서 전면에 나선다면 언론의 집중을 한 몸에 받을 수 있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몸을 낮춘다는 설명이다.
대신 주말이면 함께 지역 교회에서 예배를 보고 시장에서 장을 보며 주민들과 자연스럽게 스킨십을 하며 지 예비후보를 측면 지원한다고 한다.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추진 중인 국민의당(가칭) 소속 김경록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의 경우, 인기가수 그룹 ‘투투’ 출신인 아내 황혜영 씨가 꼼꼼한 ‘이미지 컨설턴트’다.
김 교수는 시도당 창당 일정이 빡빡해 출마예상지인 광주에서의 선거운동에 본격 나서지 못하고 있지만 신인 정치인의 이미지를 잘 보여줄 수 있도록 의상, 헤어스타일 등을 황씨가 시시각각 체크하며 내조를 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황씨는 남편 뿐만아니라 창당을 주도하는 안철수 의원에게도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는 후문이다.
김 교수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하얀 셔츠에 검은 양복 차림의 안 의원을 본 아내가 새로운 정치의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더 산뜻한 느낌의 옷이 좋겠다고 했다”며 “사람들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하던 아내에게서 쏠쏠한 팁을 듣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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