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쏘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드 배치”...“中 눈치보지 않겠다” 박 대통령 결단에 따른 것

北 미사일 쏘자 기다렸다는 듯이 “사드 배치”...“中 눈치보지 않겠다” 박 대통령 결단에 따른 것

하종훈 기자
하종훈 기자
입력 2016-02-07 20:15
수정 2016-02-07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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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가 북한에 핵,경제 병진 노선 어렵다는 점 깨닫게 해야”

 북한이 7일 광명성 4호 위성 발사를 명목으로 장거리 로켓(미사일)을 발사하자 박근혜 대통령은 이를 ‘체제유지를 위한 도발’로 규정하고 강력한 대북 제재를 통해 북한의 태도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는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혔다. 군 당국은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이 반대해온 미국의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문제를 미국과 공식 협의하겠다고 나섰다.

 이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논의가 진행되는 와중에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하자 국제사회가 북한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다시 한번 던진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해 “어떤 대화에도 응하지 않고 오직 체제유지를 위해 미사일을 고도화하려는 것”이라면서 “북한 정권은 고통받는 주민은 철저히 외면하고 오직 핵과 미사일 개발에만 몰두함으로써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불구, 북한이 4차 핵실험에 이어 장거리 미사일까지 발사한 것은 북한 정권의 체제유지 수단으로 봐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즉, 북한 정권이 체제 유지를 위해 필요하면 국제사회가 반대해도 북한은 계속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진전시킬 것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셈이다. 북한이 자체적 필요에 따라 추진하는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스스로 포기할 가능성이 없으므로 국제사회가 이른바 핵·경제 병진 노선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북한에 깨닫게 해줘야 한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정부가 대응책으로 한·미간 사드 배치문제에 대한 공식협의 착수, 개성공단 체류인원 축소, 대북 확성기방송 수단 추가·확대 운용 등을 잇따라 내놓은 것은 박 대통령의 결단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드의 경우 중국이 공식적으로 반대하지만, 박 대통령의 결심에 따라 정부가 이날 전격적으로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NSC에서 “한·미 동맹 차원에서 대응능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모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가야 할 것”이라면서 한·미간 사드 협의 필요성을 직접 시사하기도 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비해 박 대통령이 결단을 내렸다”며 “정부가 다양하고도 강력한 대응조치를 준비해왔고, 앞으로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압박 조치를 양자 및 다자 차원에서 계속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조태용 NSC 사무처장이 이날 발표한 정부 성명에서 “앞으로 유엔 안보리에서 강력한 제재가 도출될 수 있도록 모든 노력을 다할 뿐 아니라 북한이 변화할 수밖에 없도록 필요한 압박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은 앞으로 대북제재 수위를 유엔 안보리 등 다자와 한·미 등 양자 차원에서 다각도로 끌어올리는데 외교력을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안보리 및 양자 제재의 핵심 열쇠는 중국이 쥐고 있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은 중국을 상대로 제재 동참 압박도 더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과의 통화에서 강력한 유엔 결의에 대한 동참을 촉구한 바 있다. 이와 관련, 우리 정부가 이날 성명에서 비핵화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에 대해 “그동안 북한에 핵 고도화를 위해 시간을 벌어준 결과가 됐다”고 말한 것은 4차 핵실험 이후에도 대화 중시 태도를 보이며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을 겨냥한 측면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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