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나가고 덕담 나누고’ 북중 외교수장, 요란한 밀착행보

‘마중나가고 덕담 나누고’ 북중 외교수장, 요란한 밀착행보

강윤혁 기자
강윤혁 기자
입력 2016-07-25 17:02
업데이트 2016-07-25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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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담 분위기 ‘화기애애’…韓 기자에 이례적 공개

라오스 당국, 전기충격봉 동원 ‘과잉경호’ 논란

리용호 “왜 미사일 자꾸 쏩니까” 질문에 묵묵부답



라오스에서 열린 아세안 관련 연례 외교장관 회의를 무대로 2년만에 만난 북한과 중국의 외교수장은 친밀감을 과시하는 데 거리낌이 없었다.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NCC)에서 25일 오전 성사된 북중 외교장관 회담에서다.

전날 왕이 중국 외교부장이 북중 회담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어 회의장 안팎에서는 양국이 곧 마주앉을 수 있다는 이야기가 무성히 떠돌았지만, 이날 오전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베일에 싸여 있었다.

그러나 막상 회담이 시작되자 양국 외교수장은 밀착하는 모습을 숨기지 않았다.

먼저 NCC 1층 회담장에 도착한 왕 부장은 직접 문밖으로 리 외무상을 마중나갔다.

취재진 앞에서 부드러운 표정으로 악수하는 모습을 연출한 뒤 리 외무상의 등에 손을 올리며 회담장 안으로 안내했다. 리 외무상도 시종일관 여유 있는 웃음을 머금었다.

특히 이날 북중은 제3국인 한국 기자들에게 회담 첫머리를 공개, 친밀 분위기를 의도적으로 선전하려는 것이라는 해석을 낳았다.

회담장 안에서도 양 장관은 마주보고 악수를 한 뒤 덕담을 주고받았다.

왕 부장은 리 외무상에게 “취임한 것을 축하한다”고 인사했고, 리 외무상은 “(북·중 우호조약 55주년) 축전 보내주신 것 감사히 받았다”고 화답했다.

중국 측의 눈에 띄게 포용적인 분위기에 호응하듯 북측도 적극적으로 나왔다.

한 북측 관계자는 자신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대표단 대변인’으로 소개하며 회담 이후 즉석 브리핑을 자처하기도 했다.

통상 아세안 관련 회의 일정의 마지막 날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이후에 기자회견을 열던 패턴과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북중의 요란한 밀착 행보에 회담장 내 취재진의 관심도 집중됐으나, 라오스 현지 당국이 전기충격봉까지 동원한 ‘과잉경호’에 나서 논란을 빚기도 했다.

회담장으로 향하는 리 외무상에게 한국 취재진이 몰려들며 “왜 자꾸 미사일을 쏩니까” “핵실험 또 합니까”라고 질문을 했으나 리 외무상은 묵묵부답이었다. 이 과정에서 제복을 입은 경비 관계자들이 전기충격봉을 흔들며 접근을 막았다.

이에 놀란 취재진은 라오스 측에 강력히 항의했다.

우리 외교당국도 라오스 당국에 재발 방지와 사과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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