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회원국 ‘여행 금지’…논란 예상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 고위급대표단 단원으로 방남하는 최휘 노동당 부위원장은 북한 체육 분야의 총책이다.그는 이번에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의 자격으로 북한 고위급대표단에 이름을 올렸다.
국가체육지도위는 스포츠 발전을 통해 내부결속과 주민 지지를 끌어내려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의지에 따라 김정은 체제 출범 첫해인 2012년 11월 설립됐다.
북한의 최고권력기구 국무위원회의 직속 기구인 국가체육지도위는 우리의 국방부 격인 인민무력성, 경찰청 격인 인민보안성, 국가보위성 등과 거의 동등한 지위에 있다.
여러 명의 당 부위원장과 노동당 부장, 내각 부총리와 상(장관급), 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각 사회단체의 수장들을 비롯한 당·정·군의 핵심 고위인사들이 국가체육지도위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기구의 수장인 최휘의 위상은 눈에 띈다.
1954년생인 최휘는 김일성의 각별한 신임을 받았던 최재하 전 건설상의 장남으로, 빨치산 출신으로 인민무력부장을 지낸 최현의 아들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등과 마찬가지로 북한판 ‘태자당’으로 분류된다.
그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곧바로 청년동맹에서 업무를 시작했다. 최룡해가 청년동맹 1비서(최고책임자)로 재임할 때 청년동맹 중앙위원회 사상담당 비서까지 올랐던 최휘는 이후 노동당 조직지도부로 자리를 옮겨 부부장까지 지냈다.
김정은 체제 들어서는 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을 맡아 김정은 우상화에 매진했다. 2015년 12월 모란봉악단 등을 인솔하고 중국 베이징을 방문했다가 공연을 갑자기 취소하고 귀국했음에도 처벌을 받지 않아 그에 대한 김정은 위원장의 신임을 짐작케 했다.
최휘는 2016년 5월 말부터는 함경북도 당위원회 부위원장을 지냈다. 하지만 1년 반도 안 된 지난해 10월 7일 노동당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당 중앙위 부위원장으로 일약 승진하고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이름을 올렸다.
최휘의 이 같은 승승장구는 청년동맹에서부터 함께 일하며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최룡해의 추천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휘는 최룡해가 가장 아끼는 인물로, 전형적인 최룡해 라인”이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최룡해는 지난해 10월 노동당 조직담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자신이 맡고 있던 근로단체 담당 업무를 최휘에게 넘겨줬다. 또 지난해 12월에는 국가체육지도위원장 자리도 최휘에게 인계했다.
최휘를 잘 아는 고위급 탈북민은 “가정 배경도 있지만 고지식하고 원칙대로 사는 모범생인 데다 필력이 뛰어난 선전선동 전문가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2000년 5월 청년동맹에서 활동할 당시 평양학생소년예술단을 이끌고 방남했으며, 2002년 8·15민족통일대회 북측 대표단 일원으로 서울을 다녀가는 등 대남사업 경험도 적지 않다.
최휘는 1995년께부터 한동안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북측본부 부의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한편 최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 대상으로, 유엔 회원국으로의 여행이 금지된 인물이어서 그의 방남으로 ‘대북제재 위반’ 논란이 예상된다.
그는 유엔 안보리가 지난해 6월 대북 결의 2356호를 채택하며 북한 기관 4곳과 개인 14명을 제재 대상에 추가했을 당시 제재 리스트에 올랐다. 당시 최휘는 북한의 언론과 대중을 통제하는 노동당 선전선동부의 제1부부장이라는 이유로 제재 명단에 포함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