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야권연대’ 발언 후폭풍에 요동치는 바른미래

유승민 ‘야권연대’ 발언 후폭풍에 요동치는 바른미래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3-30 11:21
업데이트 2018-03-3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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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지도부 봉합 시도에도 지역에선 개별적 연대 움직임

6·13 지방선거의 야권연대를 둘러싸고 바른미래당 내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유승민 공동대표가 전날 대구시당 개편대회 직후 선거연대 가능성을 제기한 게 도화선이 됐다.
의사봉 두드리는 유승민 공동대표
의사봉 두드리는 유승민 공동대표 바른미래당 유승민 공동대표(가운데)가 3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연합뉴스
유 공동대표가 하루만인 30일 자신의 발언에 대해 해명하고, 박주선 공동대표 역시 언론의 과도한 해석이라며 다시 한 번 자유한국당과 연대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그대로 가라앉을지는 미지수다.

국민의당 출신을 중심으로는 연판장까지 지도부에 제출하며 연대를 강력히 반대하지만, 또 다른 축에서는 지역과 후보별 상황에 따라 유연한 선거 전략을 주문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지역에서는 바른미래당과 한국당의 연대 움직임이 포착돼 눌러 놓은 갈등이 언제 터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 첫 발언자로 나선 유 공동대표는 “제 발언은 분명히 몇 가지 장애물이 있다고 전제 조건을 달았다”면서 “당내 비판도 생각하고, 또 국민이 문재인 정부의 견제를 위해 타당하게 볼 것인지, 아니면 야합으로 볼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도 언급했던 부분이기는 하지만 다시 전제 조건을 공개적으로 거론함으로써 진화를 시도한 것으로 풀이된다.

곧이어 박 공동대표는 “유 공동대표의 발언을 언론에서는 취지와 다르게 과잉 보도하는 것 같다”면서 “한국당과는 연대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이는 우리의 정체성을 부인하는 것이어서 도저히 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국민의당 출신인 권은희 최고위원도 “우리 당은 여전히 박근혜 전 대통령이 불쌍하다는 퇴행적인 한국당과 대척점에 서 있다”면서 “목전의 선거 이익을 위해 우리의 가치를 흐릿하게 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016년 제20대 총선에서 호남 돌풍을 일으켰던 국민의당 출신으로서는 한국당과 연대가 양보할 수 없는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나 수도권과 충청을 포함한 중원을 중심으로는 분위기가 다르다.

한 수도권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후보자의 의사를 무시하고 출마도 안하는 의원들이 이러쿵저러쿵 쉽게 얘기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무작정 일률적으로 안된다는 것은 무책임한 얘기”라고 지적했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의 3자 대결구도가 팽팽할 경우 구도를 흔들지 않으면 승리를 내줄 수밖에 없다는 게 이들의 현실 인식이다.

특히 만약 5∼6% 정도의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고, 야당 후보간 단일화로 1 대 1 구도 성립이 가능하다면 어떤 식으로든 연대를 막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충북에서는 바른미래당 신용한, 한국당 박경국 도지사 예비후보를 포함한 야권의 후보 단일화 문제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선거가 가까울수록 지역 사정에 따라 연대에 찬반이 갈리는 양 세력 간 충돌은 언제든지 재연될 소지가 크다.

유 공동대표는 최고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연대론을 계속 제기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당내에 반대가 많으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면서도 “내부적으로 어느 길로 가든 가지고 가야 할 문제고, 오늘 의견은 잘 들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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