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제 시작일뿐”… 판문점선언 이행 가속

문 대통령 “이제 시작일뿐”… 판문점선언 이행 가속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4-30 16:26
업데이트 2018-04-3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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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정상회담서 마침표 찍어야…남북미 채널 긴밀 가동 주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남북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회담 결과물인 ‘판문점 선언’의 후속조치에 속도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대통령에 취임한 지 채 1년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끌어낸 만큼 추진 동력이 살아있을 때 남북관계 개선과 전쟁위험 해소,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등의 성과를 현실화하라는 강력한 주문이다.

이는 앞선 두 번의 남북정상회담이 각각 정권의 중·후반에 성사돼 후속 조치의 이행에 탄력을 받지 못한 과거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30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이제 그야말로 시작을 했을 뿐”이라며 판문점 선언에 머무르지 말고 구체적 이행에 서둘러야 함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현실적 여건을 감안하면서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추진해주기 바란다”며 “당장 시작할 수 있는 것은 빠르게 추진하고 여건이 갖춰져야 하는 것은 사전 조사연구부터 시작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이 나오기 전인 이날 오전에 국방부는 이미 판문점 선언의 내용에 따라 다음 달 1일부터 대북확성기를 철거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선 부처에서 이미 실무 작업에 착수한 상황에서 달리는 말에 채찍을 가하듯 다시 한 번 ‘속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은 자신의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내비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의 후속조치가 어떻게 이뤄져야 할지를 세 갈래로 나눠 일목요연하게 제시했다.

먼저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를 남북정상회담 이행추진위원회로 개편해 범정부 차원의 후속조치가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의 의제부터 실무까지 모든 것을 추진했던 준비위원회 조직을 그대로 이어받아 정상회담 관련 업무의 단절을 막음으로써 효율적으로 후속조치를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범정부 차원의 위원회인 만큼 부처 간 업무를 조율할 컨트롤타워는 청와대가 맡을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준비위원회 시절과 마찬가지로 이행추진위 위원장 역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맡을 확률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 미국과의 긴밀한 협의 등 정부가 할 수 있는 필요한 노력을 다해달라”면서 “남북미 3각 대화채널을 긴밀히 가동하고 국제사회의 지지 확보를 위한 노력도 병행해 달라”고 말했다.

북미정상회담의 길잡이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한 만큼 구체적 비핵화 이행 과정을 북미가 합의해 ‘마침표’를 찍을 수 있도록 하라는 뜻으로 읽힌다.

김정은 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 세부 방법론에 합의하지 못한다면 판문점 선언의 비핵화 부분은 그야말로 선언에 그칠 우려가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비핵화뿐만 아니라 이를 토대로 종전선언과 평화협정까지 체결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이 역시 미국의 협력과 지지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5월로 추진 중인 한미정상회담 등과는 별도로 지금까지 지속한 대화채널을 계속해서 이어갈 것을 당부한 것이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간 ‘핫라인’이나 국가정보원과 북한 통일전선부 간 채널이 더욱 활발하게 가동되리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판문점 선언의 조속한 국회 비준동의를 주문했다.

이어 “국회의 동의 여부가 또다시 정쟁거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북미정상회담의 일정을 감안하면서 국회의 초당적 지지를 받을 수 있게 잘 협의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는 북미정상회담 전 판문점 선언의 국회 비준을 마침으로써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원하는 방향으로 비핵화의 담판을 지을 수 있게 하라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그러나 역사적 회담의 성과가 정쟁 프레임에 갇혀 퇴색되지 않도록 진정성 있게 국회를 설득하고 오차 없이 국회 비준을 마쳐야 한다고까지 말해 속도 못지않게 정확한 일 처리를 지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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