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석도 거론됐으나 ‘그 정도 비상상황 아니다’ 판단 관측
9월 남북정상회담 구체적인 개최 일정 등을 확정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 등을 논의하고자 문재인 대통령이 파견할 대북특사 명단이 확정됐다.정의용 국가안보 실장을 수석특사로 하는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5일 오후 성남공항에서 출국을 위해 특별기로 이동하고 있다. 서훈 국정원장,김상균 국정원 2차장,정의용 국가안보실장,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천해성 통일부 차관. 2018. 03. 05.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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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실장 외에 서훈 국가정보원장과 김상균 국정원 2차장, 천해성 통일부 차관, 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특사단에 포함됐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이번 특사단 명단이 4·27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지난 3월 5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방북했던 특사단과 동일하다는 점이다.
김 대변인은 이를 두고 “방북 목적의 효과적 달성과 대북협의의 연속성 유지 등을 주요하게 고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특사단은 이미 반년 전 문 대통령의 명을 받아 남북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확정하고 정상 간 핫라인 설치 합의 등의 성과를 낸 바 있다.
특사단은 당시 4시간이 넘도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면담하고 만찬회동까지 하면서 북측 고위급 인사들과 상호 신뢰를 쌓았다.
문 대통령으로서는 특사단이 1차 방북에서 허심탄회한 대화로 쌓은 신뢰 관계를 통해 이번 방북에서도 충분히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리라 기대했을 확률이 높다.
이틀 전 대북특사 파견 소식이 전해졌을 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특사가 될 가능성도 거론됐으나 문 대통령은 임 실장 ‘카드’를 쓰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이 나서서 가야 할 정도로 현재 비상한 상황인지는 생각해봐야 한다”면서 “차분하게 현 상황을 풀어나가야 한다는 뜻이 담겼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점 외에도 문 대통령이 대북협상과 비핵화 문제와 관련해 특사단의 면면을 깊이 신뢰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 3월 특사단 명단이 발표됐을 때 탄탄한 대미 소통라인을 구축한 정 실장과 현 정부에서 누구보다 대북협상에 탁월한 서 원장은 ‘최적의 투톱 조합’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윤 실장은 2007년 남북정상회담 당시 청와대에 근무하며 정상회담을 준비했을 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의 최측근이라 할 수 있어 대북 설득력을 강화하는 카드로 해석됐다.
천 차관은 남북회담 경험이 풍부한 통일부의 대표적 정책통이고 김 차장은 국정원 대북전략부서 처장을 지낸 남북합의 실무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이렇듯 높은 수준의 경력과 능력을 겸비한 특사단이 이미 한 차례 방북으로 북한 지도부와 허심탄회한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신뢰 관계를 쌓은 것이 이번 특사단의 당일치기 방북을 가능하게 했다는 분석이다.
김 대변인은 “1차 방북 때와 달리 이번은 서로 신뢰가 쌓여 있고 (남북정상회담이나 비핵화와 관련해) 내용을 잘 알기 때문에 실무적으로 당일 방북만으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사단의 1차 방북이 이뤄진 시기는 정권 출범 후 첫 남북정상회담 개최 문제를 논의해야 했던 데다 특사단과 북한 지도부가 서로 공개 대면한 적이 없었던 만큼 여러 주제를 놓고 긴 시간 머리를 맞대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와 달리 현재는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이 이뤄지는 등 별도의 친교가 필요한 처지가 아닌 데다 방북 목적 역시 3차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간 비핵화 협상·한반도 평화체제로 이미 집약돼 있으므로 즉시 ‘본론’을 논의하는 게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김 대변인은 특사단 명단을 발표하면서 김 위원장을 면담하는지, 문 대통령의 친서가 전달될 가능성이 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이 교착된 상태에서 문 대통령이 직접 이를 풀고자 특사 파견을 결단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특사단의 김 위원장 면담 및 친서 전달 가능성이 크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한 차례씩 특사를 보내며 친서를 빼놓지 않았다.
지난 3월 방북 때 특사단은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다.
그보다 한 달 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김 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방남했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김 위원장의 친서를 문 대통령에게 전달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