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北, 하루 추가 체류 제안…우리 사정 때문에 못 받았다”

靑 “北, 하루 추가 체류 제안…우리 사정 때문에 못 받았다”

신성은 기자
입력 2018-09-21 13:28
수정 2018-09-21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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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의겸 대변인 정례브리핑에서 평양정상회담 뒷이야기 소개

북측이 2박 3일간 진행된 문재인 대통령의 평양 방문을 하루 연장할 것을 한국 정부에 제안해 왔다고 청와대가 21일 밝혔다.

이번 방북에 동행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북측 관계자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변인은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삼지연 초대소에 올라갔다 내려와 혹시라도 더 머무를 수 있으니 특별히 준비를 해놓으라’라는 얘기를 듣고 준비를 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문 대통령 일행이 200여명으로 많이 있지 않나. 그래서 삼지연 초대소를 비우고 우리 측에 제안한 것으로 안다”며 “그런데 우리 쪽 사정으로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돌아왔다”고 설명했다.

‘우리 측 사정’이 유엔총회 참석 차 뉴욕으로 출국하는 일정을 의미하느냐는 물음에는 “원래 우리 쪽은 2박 3일을 생각했던 것 같다”며 “북쪽에서는 손님을 맞이하는 입장에서 호의를 갖고 여러 사정에 대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19일 백화원 영빈관 앞 정원에서 기념식수 행사 당시 표지석에 문 대통령의 방문 기간이 20일까지가 아닌 21일까지로 표시되면서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하루 더 머무는 게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한 바도 있다.

이와 관련해 ‘북측은 우리가 하루 더 있게 될 것을 예상한 게 아닌가’라는 물음에 김 대변인은 “그 부분은 자신 있게 말할 수 없다”면서도 “북측에서는 그런 정도의 성의까지 갖고 만반의 준비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대답했다.

지난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방북 때도 북측은 우리에게 평양에 하루 더 머무를 것을 제안한 바 있다.

노 전 대통령의 방북 이틀째인 그해 10월 3일 오후 정상회담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노 전 대통령에게 평양 체류를 하루 연장하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큰일은 제가 결정하지만 제가 작은 일은 결정하지 못한다”며 “경호·의전쪽과 상의를 해봐야겠다”는 말로 즉답을 피했다.

그러나 오후 정상회담 말미에 김 위원장은 “충분히 대화를 나눴으니 (연장) 안 해도 되겠다”며 “남측에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을 테니 본래대로 합시다”라고 말해 문 대통령은 다음날 서울로 돌아왔다.

한편, 일각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백두산 방문을 방북 전에 계획한 것이라는 의혹이 나오는 데 대해 김 대변인은 “모르고 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문 대통령이 두꺼운 외투를 입고 있었던 것을 두고 그는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는데 언제 어느 때를 대비해서라도 대통령 부부는 충분히 옷을 가져가신다”라고 설명했다.

수행원들이 미처 준비해가지 못한 방한용 점퍼를 입고 있었던 것과 관련해서는 “(점퍼가) 언제 도착했는지 모르겠지만 (백두산 방문이) 결정되고 나서 급하게 250벌을 공수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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