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치에 국감 일정부터 난기류…‘기재위 빠진 국감’ 되나

여야 대치에 국감 일정부터 난기류…‘기재위 빠진 국감’ 되나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9-30 10:37
수정 2018-09-3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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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정보 무단유출 논란’ 심재철 기재위 사퇴여부 변수

자유한국당 심재철 의원의 비인가 행정정보 무단유출 논란을 둘러싼 여야 대치 전선이 이어지면서 20대 국회 후반기 첫 국정감사가 시작 전부터 난기류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인 심 의원의 위원직 사퇴 없이는 기재위 국감 일정에 합의할 수 없다는 방침을 세웠다.

피감기관인 기획재정부의 고발에 맞고발로 대응한 심 의원이 기재위에서 기재부를 상대로 국감을 진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심 의원 사무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에 이은 기재부의 심 의원 고발은 정권 차원의 ‘야당 죽이기’라고 보고 사실상 대정부 투쟁에 나선 상황이다.

국회는 내주 대정부질문을 마치고 10월 10일부터 29일까지 국감 일정에 돌입할 계획이지만, 여야 대치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부분 파행은 불가피해 보인다.

◇ 심재철 기재위 사퇴여부 놓고 여야 대치…기재위 국감 무산?

‘심재철 사태’로 기재위만 국감일정을 확정 짓지 못하면서 올해 국감은 기재위를 제외한 채 열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민주당이 기재위 국감 개최 전제조건으로 내놓은 심 의원의 기재위 사퇴를 현재로선 한국당이 순순히 받아들일 것으로 보이지 않아서다.

여야 기재위 간사는 공방이 격화한 지난 28일에도 비공식 협상을 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서영교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심 의원이 자신을 고발한 피감기관을 상대로 국감 질의를 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며 “심 의원 문제로 기재위 국감 일정에 합의를 못 본다면 다른 상임위만이라도 국감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당은 심 의원 사무실에 대한 검찰의 압수수색 등과 관련해 정부·여당의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이 우선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심 의원이 입수한 정보는 문재인정부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낼 수 있는 ‘국감 자료’라고 주장, 이를 토대로 대정부 공세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는 생각이다.

당내에서는 기재위 국감일정을 미뤄서라도 ‘심재철 사수’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는 상황이다. 심 의원의 기재위 사퇴에 합의하는 것은 ‘불법 행위’라는 여권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당 이양수 대변인은 통화에서 “심 의원이 기재위를 그만둘 정당한 이유가 없다. 민주당의 사보임 주장은 억지일 뿐”이라며 “민주당이 기재위 국감일정을 안 잡는다면 파행의 책임은 여당에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재위는 다음 달 1일 오전 전체회의를 열어 ‘국정감사계획서 채택의 건’에 대한 의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 미리 보는 국감…與 “文 정부 뒷받침” vs 野 “실정 심판”

민주당은 올해 국감을 사실상 여당으로서 맞는 첫 국감으로 본다.

지난해 5월 대선 후 치러진 작년 국감은 이전 이명박·박근혜정부의 적폐를 청산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은 여타 야당 못지않게 날카로운 질의로 정부 기관을 몰아세웠다.

민주당은 올해도 국감 키워드 중 하나로 ‘적폐청산’을 내걸고 있다.

서 원내수석부대표는 “올해 국감에서도 여전히 잔재하는 이전 정부의 적폐를 정리하는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은 이번 국감을 통해 집권 2년 차로 접어든 문재인정부를 적극적으로 후방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서 원내수석부대표는 “정부의 핵심 경제정책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을 저해하는 비효율적 요소가 정부 내에 있다면 국감을 통해 과감히 지적하겠다”며 “국민에 도움이 되는 정부 구조를 만드는 방향으로 국감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당은 이번 국감이 작년 5월 출범한 문재인정부에 대해 야당이 제대로 된 검증을 할 수 있는 첫 무대라고 보고 잔뜩 벼르고 있다.

한국당의 공세는 심 의원 사태의 진원지이기도 한 기재위에서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하는 상황에서 한국당은 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최저임금 인상 등 소득주도성장 정책에 집중 공세를 퍼부을 것으로 보인다.

외교통일위원회와 국방위원회 국감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현안과 판문점선언 및 평양공동선언 이행 문제가, 국토교통위원회에선 서울 등 일부 지역의 집값 급등으로 정부가 제시한 부동산 대책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통화에서 “이번 정부의 이른바 적폐청산 과정에서 생긴 부작용도 국감 때 상임위별로 낱낱이 고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제2야당인 바른미래당은 이번 국감을 통해 ‘정책대안 정당’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실히 드러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바른미래당은 지난달 27일부터 ‘바른미래당 국감이슈 통통통’이라는 팟캐스트를 시작, 소속 의원들의 국감 계획을 소개한 데 이어 10월 4일에는 국감 상황실을 열어 소속 의원들의 국감 활동을 적극적으로 알릴 계획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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