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러의 제재 반발 거론…“제재도수 높이면서 대화하자는 건 모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대북제재 완화를 요구한 가운데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도 30일 “제재와 대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며 미국의 ‘선택’을 촉구했다.신문은 이날 ‘제재와 대화는 절대로 양립될 수 없다’는 제목의 논평에서 “미국이 제재 압박의 도수를 높이면서 상대방과 대화하자고 하는 것이야말로 모순”이라며 “미국은 대세의 흐름을 옳게 가려보고 선택을 바로 하여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최근 평양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조선반도(한반도)에 조성된 평화 흐름은 새로운 격류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제 할 바는 하지 않고 제재 압박 타령만 하고 있는 미국을 보는 국제사회의 눈길이 곱지 않다”고 언급했다.
구체적으로 신문은 최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이행을 둘러싼 미·러 갈등과 중국 업체에 대한 미국의 독자 제재 부과 및 중국의 반발 등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제재를 문제 해결의 만능 수단으로 삼는 미국에 의해 복잡한 문제들이 계속 산생되고(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이들 국가가 미국의 제재에 반기를 든 것은 “좋아진 오늘의 판세를 깨지 말고 그 흐름을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합되게 계속 전진시켜 나가기 위해서”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명백히 알아야 할 것은 제재 압박이 우리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신문은 이날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최근 방북했던 부영욱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선총련) 오사카부 본부 위원장의 소감문도 게재하고 제재에 굴하지 않는 자신들의 국력을 과시했다.
부 위원장은 “참관을 통하여 확실히 우리 공화국에는 그 어떤 제재와 봉쇄 속에서도 경제를 끊임없는 상승에로 추동할 수 있는 강력한 힘이 있다는 것을 더욱 절감했다”며 ‘그 누구에게도 의존하지 않는 경제’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대북제재 완화·해제를 요구해온 북한은 최근에는 중국·러시아와 협력하며 제재 완화를 위한 ‘여론전’을 강화하는 듯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리용호 외무상은 29일(현지시간)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서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게 문제”라며 “(핵·미사일) 시험들이 중지된지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안보리) 제재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게 없다”고 비판했다.
한편, 북한 선전매체인 ‘메아리’는 이날 미 국방부가 초소형 위성을 북한 대량살상무기(WMD) 감시에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일부 언론 보도와 관련해 미 군부에 “정세를 불안하게 하는 일체의 군사적 움직임을 삼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