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철수 대상 GP중 하나…“굴착기 동원 어려워 폭발물 활용”
국방부 관계자는 “시범철수 대상 우리측 11개 GP 중 1개 GP 상부의 소규모 구조물을 오늘 오후 12시 30분께 460파운드 TNT 폭약을 사용해 폭파했다”고 밝혔다.
군 당국이 폭파 방식으로 비무장지대(DMZ) 내 GP 시설물을 철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북은 각각 11개 시범철수 대상 GP의 병력과 장비 철수가 지난 10일 완료됨에 따라 다음 날인 11일부터 GP 시설물 철거작업에 들어갔다.
군 당국은 당초 폭파를 통한 GP 파괴를 고려했지만, 비무장지대(DMZ) 환경보존과 작업 인원의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주로 굴착기를 동원해 GP를 철거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오늘 폭파한 경계근무 용도의 GP 상부구조물은 굴착기를 동원해 철거하기 어려워 폭발물을 활용해 철거했다”며 “해당 GP의 나머지 시설물은 굴착기를 동원해 철거 중”이라고 설명했다.
철거작업에 동원된 장병들은 폭파 대상 구조물에 TNT 폭약을 설치한 뒤 300m 떨어진 곳에서 점화 스위치를 돌려 폭파했다.
비무장지대 밖에 있는 인근 성재산 GOP(일반전초)에서 측정된 폭파 소음이 73㏈(데시벨)로 옆 사람과 대화하는 수준이었다고 군의 한 관계자는 전했다.
군 당국은 철거 GP에서 운용하던 중거리감시카메라 3대는 전방철책 밖에 있는 GOP에 설치할 예정이다.
북측도 시범철수 대상 GP의 철거작업을 진행 중이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는 “우리측과 북측은 GP 철거현황을 상호 통보하고 있다”며 “이달 말까지 시범철수 대상 GP 철거작업이 순조롭게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남북은 시범철수 대상 GP 중 1개씩을 보존하기로 했다.
원형이 보존되는 남측 GP는 1953년 정전협정 체결 직후 최초 설치된 동부전선의 동해안GP다. 과거 369GP로 불렸던 이곳은 북측 GP와 580m 거리에 있다.
북측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3년 6월 방문했던 중부전선의 까칠봉GP를 보존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까칠봉GP는 남측 GP와 불과 350m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남측 GP 1개의 원형을 보존하는 것은 물론 철거한 GP 시설 중 일부를 역사관 등으로 옮겨 보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GP 시범철수 과정에서 나오는 GP 구조물의 일부를 한반도 평화구축의 역사적 기록으로 남기는 차원에서 과거 베를린 장벽처럼 역사관이나 전사관 등에 보존하는 방안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남북은 시범철수 대상 GP에 대한 철거가 완료된 이후 12월 중 상호검증을 하기로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