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경보수신기 울렸느냐’ 묻자 日, 군사보안 이유로 답변 거부
국방부, ‘레이더 갈등’ 일본 주장 반박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이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룸에서 한일 ‘레이더 갈등’과 관련해 국방부가 일본의 주장을 반박하는 내용을 담은 영상을 공개했다고 말하고 있다. 국방부 유튜브 계정에 올라 온 동영상에는 지난달 20일 우리 해군 구축함에 일본 해상자위대의 초계기가 접근했을 때 일본 측 주장과 달리 우리 함정이 사격통제 레이더(STIR)를 조사하지 않았고 오히려 일본 초계기가 위협 비행을 했다는 국방부의 입장이 담겼다. 2019.1.4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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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의 한 관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한일 장성급 협의를 통해 “일본 측이 초계기에서 수집했다는 레이더 주파수 특성을 공개하고, 이를 양국 전문가들이 상호 검증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일본 측은 즉답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의에서 일본 측은 자국 해상초계기가 수집한 정보와 광개토대왕함의 추적레이더(STIR) 주파수 전체를 상호 공개하자는 입장을 피력했으며, 우리 측은 고도의 군사보안인 군함 STIR의 전체 주파수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대단히 무례한 것이고 억지 주장이라는 입장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 관계자는 “레이더 주파수 전체 공개를 요구하는 일본 측의 주장에 대해 우리는 정보교환의 비대칭성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측은 일본 초계기가 접촉한 레이더 주파수 특성(시간대·방위각 포함)을 공개하라고 거듭 요구했지만, 일본은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일본 측은 광개토대왕함의 레이더 정보 전체를 달라고 요구했으며, 우리 측은 수용하지 않았다.
또 일본 측은 당시 해상초계기의 레이더 경보 수신기(RWR)의 경보음이 울렸는지에 대해서는 ‘군사보안’을 이유로 답변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RWR은 레이더 전자파를 음파로 전환하는 장치이다. 일본이 공개한 영상에는 RWR 경보음은 나오지 않는다.
우리 측은 일본이 주장하는 레이더 주파수 특성 등 정확하고 객관적인 데이터를 제시할 것을 지속해서 요구하고 있다.
지난 14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장성급 협의는 1차 회의(한국대사관·오전 9시 40분~오후 1시)와 2차 회의(일본대사관·오후 2시~오후 7시 30분)로 나눠 진행됐다. 양측에서 10여명씩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 측은 일본 측의 일방적인 주장과 행태에 강력한 유감을 표명한 후 일본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졌다.
군 관계자는 “일본 측에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면서 “2차 회의에서는 우리 함정이 STIR을 방사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집중적으로 설명했으나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 회의에서 일본 측은 위협 비행의 객관적 증거 제시를 요구했고, 우리 측은 P-1 초계기의 저공 위협 비행 패턴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는 국제적인 관례 위반이자 비신사적인 행위라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도 관례로 ▲함선을 향한 비행 ▲공격모의 비행 ▲함정 선수를 횡단하는 비행 등을 금지하고 있는데 지난달 20일 일본 초계기가 광개토대왕함을 향해 약 10분간 그런 비행 패턴을 보였다고 일본 측을 몰아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측은 한국 함정이 위협감을 느꼈다는 우리측 설명은 이해하나 자국 초계기가 근접 위협 비행을 했다는 것은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일본 P-1 초계기는 고도 150m로 우리 함정에 500m까지 접근했다.
우리측이 한국 군용기가 일본 함정에 그런 정도까지 근접 비행을 해도 앞으로 항의하지 않을 것이냐고 묻자, 일본 측은 “항의하지 않겠다”고 답변했다가 우리측이 공식적인 답변이면 그런 내용을 언론과 국제사회에 알리겠다고 하자 “공식적인 답변은 아니다”고 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군의 한 관계자는 “우리 군용기는 작전 중에 타국 함정에 3노티컬마일(약 5.5㎞)까지도 접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양측은 일본 초계기와 광개토대왕함의 조우 당시 통신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과 관련, 원활한 통신을 위해 협력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추후 협의 일정도 잡지 못하고 싱가포르 장성급 협의를 마친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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