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후보 나오면 한국당 낙선”… 112석 흔드는 2석 ‘러브콜’

“공화당 후보 나오면 한국당 낙선”… 112석 흔드는 2석 ‘러브콜’

이근홍, 문경근 기자
입력 2019-07-04 23:34
업데이트 2019-07-05 0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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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찬성 의원 지역구엔 반드시 출마…한국당 영남·수도권서 ‘0’석 만들 수도”

홍문종·조원진 공동대표, 저인망식 포섭
한국당, 보수표 잠식 등 변수에 ‘골머리’
친박계 의원, 공천 탈락 땐 공화당 이탈
공화, 두 자릿수 비례대표 확보 기대에
선거법 개정안 국회 통과 앞장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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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진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조원진 우리공화당(옛 대한애국당) 공동대표.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얼마 전 대한애국당에서 이름을 바꿔 새로 출범한 우리공화당이 내년 4월 총선에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내겠다며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저인망식으로 ‘포섭’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의석이 2석뿐인 우리공화당이 112석을 보유한 한국당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한국당의 한 영남지역 중진 의원은 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근 우리공화당 조원진 공동대표와 만났는데 내년 총선 때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낼 생각이니 늦지 않게 우리 당으로 오라고 하더라”며 “조 공동대표는 우리공화당이 후보를 내면 영남권 타격은 물론이고 아마 수도권에서는 한국당이 단 1석도 차지할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최근 한국당을 나와 우리공화당에 입당한 홍문종 공동대표 역시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에게 우리공화당의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홍 공동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했던 한국당 영남 의원들 지역구에는 반드시 우리공화당 후보를 출마시켜 한국당 의원들을 낙선시키겠다는 이야기를 공공연하게 하고 다닌다고 하더라”고 했다.

현재 우리공화당 소속 현역의원은 조·홍 공동대표 2명뿐이지만 박 전 대통령이 힘을 실어 줄 경우 무시할 수 없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설령 박 전 대통령이 개입하지 않아도 우리공화당이 목소리를 키울 경우 보수표를 잠식할 수 있다는 점도 한국당으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실제 지난 4·3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 때 대한애국당(우리공화당 전신) 진순정 후보가 838표를 얻어 5위를 차지했는데, 이때 한국당 강기윤(4만 2159표) 후보는 진보진영 단일 후보인 정의당 여영국(4만 2663표) 후보에게 504표 뒤져 2위에 그쳤다. 만약 이때 대한애국당 표가 한국당으로 갔다면 당선의 주인공이 달라졌을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최근 우리공화당이 한국당을 향해 큰소리를 내는 이유로 ‘한국당 공천’과 ‘선거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을 꼽는다.

우선 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향후 총선 공천 과정에서 인적 혁신을 단행할 경우 영남 지역·친박계 의원들이 최우선 물갈이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때 물갈이 대상이 된 의원들이 우리공화당행을 택할 여지가 있다.

비례대표 확대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것도 우리공화당은 기회로 보고 있다. 현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소수 정당이지만 확실한 고정 지지층을 보유하고 있는 우리공화당은 두 자릿수의 비례대표를 확보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우리공화당은 선거법 개정안을 반드시 통과시키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 관계자는 “한국당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어정쩡한 공천으로 일부 의원들이 이탈하고 선거법 개정안까지 그대로 통과되는 것”이라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2019-07-05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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