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회장이 쏘아 올린 ‘안익태 친일론’… 정치권 논란 확산

광복회장이 쏘아 올린 ‘안익태 친일론’… 정치권 논란 확산

손지은 기자
손지은 기자
입력 2020-08-17 22:16
업데이트 2020-08-18 0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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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안익태 친일·친나치·표절” 주장
민주, 공감 표명… 애국가 교체 언급 안 해
이낙연 “친일인사 파묘 동의… 접근 신중”
통합당 “애국가 부르는 국민마저 폄하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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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해 한국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이승만 전 대통령이 친일파와 결탁해 한국 사회가 친일 청산을 완수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김원웅 광복회장이 지난 15일 광복절 75주년 기념식에서 애국가를 작곡한 안익태를 ‘민족반역자’라 부르며 국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해 정치권의 친일·반일 논란이 다시 불이 붙었다.

김 회장은 기념사에서 “민족반역자가 작곡한 노래를 국가로 정한 나라는 대한민국뿐”이라며 안익태를 친일 인사로 규정했다. 김 회장은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독일 정부에 요청해 최근 받은 자료에 의하면 안익태는 일본의 괴뢰국인 만주국 건국 10주년 기념 연주회를 베를린에서 나치 고위층과 함께 했는데, 지휘를 하더라”고 말했다. 이는 1942년 9월 안익태와 베를린교향악단의 ‘만주국 환상곡’ 초연을 뜻한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안익태의 친일, 친나치, 표절을 주장했다.

안익태는 친일인명사전에 올랐으나 친나치 행적이나 표절 의혹은 학계에서 정리되지 않은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 김형석 연세대 명예교수가 출간한 ‘안익태의 극일 스토리’는 “안익태는 정치인이 아니다. 따라서 그의 삶과 예술을 정치적인 행위로 해석하려는 시도는 잘못이다”라고 주장한다. 반면 ‘안익태 케이스’의 저자 이해영 한신대 교수는 음악적 가치가 아닌 대한민국을 상징하는 기호로서 애국가가 적절하고 합당한 자격을 갖추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더불어민주당은 애국가 교체 주장에는 별다른 입장 없이 김 회장 주장에 큰 틀의 공감대를 표하며 미래통합당에 화살을 돌렸다. 당권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친일 잔재 청산을 충분히 못한 채로 지금까지 왔다는 것은 많은 사람이 동의하는 것 아닌가”라며 “차분하게 따져 보지 않고 호들갑을 떠는 것은 또 웬일인가”라고 했다. 또 친일 인사 파묘에 “원칙적으로 동의한다. 대상 선정이나 접근 방식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반면 김남국 의원은 “애국가는 국민이 가진 어떤 자긍심, 익숙함이라는 것도 있어 친일 행적과는 분리해 평가하는 게 맞지 않나”라고 했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5·18 때에도 부른 애국가는 민족반역자의 노래가 돼 버렸고, 애국가를 부르는 국민마저 무지몽매한 듯 폄하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또 “광복회장 발언 직후 민주당은 기다렸다는 듯 맞장구치고 있다”며 “증오의 굿판”이라고 덧붙였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2020-08-18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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