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감성 연설’ 이낙연에 “협력·공조할 것”…이례적 호평

국민의힘, ‘감성 연설’ 이낙연에 “협력·공조할 것”…이례적 호평

이보희 기자
입력 2020-09-07 14:38
업데이트 2020-09-07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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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두 원내대변인 “새로운 집권여당 대표다운 중후하고 울림 있는 연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0.9.7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7일 오전 국회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0.9.7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7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해 “여당의 전향적인 변화에 야당은 얼마든지 협력하고 공조할 준비가 돼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내놨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이낙연 대표의 협치 민주당’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새로운 집권여당 대표다운 중후하고 울림 있는 연설”이라며 “모든 국민이 코로나19 이전 소소한 일상의 추억을 그리워하며 제자리로 돌아오길 기다리고 있다. 국민을 먼저 도와야 한다는 여당 대표 말에 국민의힘도 뜻을 같이한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2차 대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으로 국민의 고통이 길어지고 있다. 4차 추가경정예산 통과에 함께 노력하겠다”라며 “재난지원금이 정말 긴요한 곳에 신속, 정확하게 지급될 수 있도록 야당의 역할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명심할 것은 집권여당의 독선과 폭주 속에 국가재정이 위기라는 사실”이라며 “5년 단임정부가 국가재정을 위태롭게 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여당의 방역 정치화도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여당 대표는 ‘우분투(ubuntu)의 정신’을 말했다. 정치에도 야당이 있어 여당이 있을 것”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새롭게 키워야 할 산업과 더욱 두텁게 짜야 할 사회안전망은 여야, 좌우를 뛰어넘어 함께 이뤄야 할 의제”라고 말했다.

최 원내대변인은 “전대미문의 도전과 위기 극복은 전례 없는 협치로 가능하다”며 “이낙연 대표의 연설이 문재인 정부의 종전 실패, 독선과 과감하게 단절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이어 “새로운 협치로 대한민국 재도약을 위한 여정을 함께 시작하기를 빈다”며 “이 대표는 희망은 얻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희망을 만드는 정치, 여당 대표가 행동으로 보여주시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이낙연, 감성 연설논설위원 출신 박래용 메시지팀 강화 영향 준 듯

이날 이낙연 대표의 첫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감성적인 언어 사용으로 한 편의 수필과 시를 떠올리게 할 정도였다는 평을 받았다.

이 대표는 먼저 서울 광화문 사거리 건물에 걸린 ‘세상 풍경 중에서 제일 아름다운 풍경, 모든 것들이 제자리로 돌아오는 풍경’ 글귀를 거론했다.

그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은 사람들의 일상도 송두리째 앗아간다”며 “우리는 소소한 일상이 엄청난 행복이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당신이 있어 내가 있다’는 의미의 아프리카 반투족의 말 ‘우분투’도 등장했다.

이 대표는 “우분투의 정신으로 IMF 외환위기도, 글로벌 금융위기도 이겨냈고, K방역을 성취했다”며 “그런 연대와 협력으로 우리는 국난을 극복하고 일상의 평화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 청년 창업자 등을 일일이 거론하며 “당장 달려가 위로의 말씀이라도 드리고 싶다”고도 말했다.

이 대표는 “제가 꿈꾸는 대한민국은 함께 잘사는 일류국가”라며 “그렇게 되도록 저의 모든 것을 바쳐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모든 국민이 쾌적한 일상을 누리는 행복국가,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포용국가, 실패해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창업국가, 남북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평화국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는 공헌국가 개념을 제시했다.

이 대표는 30분간 연설하며 시종 차분하고 담담한 톤을 유지했다. 당내에서는 일반 국민들에게도 호소력을 발휘한 연설이었다는 평가가 나왔다. 특히 단문 위주의 연설과 다양한 글귀 인용은 새로운 시도였다는 분석이다.

이 대표는 일찌감치 교섭단체 연설을 염두에 두고 준비해왔다. 취임 이후 경향신문 편집국장, 논설위원 출신 박래용 메시지실장이 중심이 돼 측근 의원들과 연설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정도로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무엇보다 국민과 마음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기조 아래 연설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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