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대구와 예산정책 협의회 하자”
洪 “대통령실 정치 몰라 타협 필요”
양산 ‘평산책방’ 일일 직원 변신도
文, 尹 겨냥 “대화는 정치인 의무”
17일엔 5·18민주묘지 참배 예정
문재인(오른쪽) 전 대통령이 10일 경남 양산시 평산책방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책을 추천하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약 4개월 만에 양산을 방문한 이 대표에게 “민주당이 단합하고 더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의 국가적인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고 권칠승 당 수석대변인이 전했다.
양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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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는 이날 민주당 대구시당 김대중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겨냥해 “대통령은 1년 내내 전임 정부 탓, 야당 탓만 하고 있다”며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 4년 국정 역시나 지난 1년의 실패를 되풀이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대구시 청사를 방문해 홍 시장과 간담회를 가졌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신경전을 이어 가고 있는 홍 시장은 이 대표 앞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를 저격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홍 시장은 “우리 당대표가 좀 옹졸해서 말을 잘 안 듣는다. 좀 이야기하니까 상임고문도 해촉하고 그러지 않느냐”고 했다. 지난달 국민의힘은 홍 시장을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사태 등 당 안팎의 현안들에 쓴소리를 해 온 것에 대한 제재 성격이 강하다. 홍 시장은 또 “윤석열 정권에서 대부분 정치 잘 모르는 사람들이 대통령실에 있다. 민주당에서 좀 도와줘야 나라가 안정된다. 민주당은 거대 야당이다. 민주당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국정을 풀어나가 주면 참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대표도 “말씀에 다 동의된다. 동의되는데, 누구 잘못이냐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원칙과 상식이 잘 관철되면 좋은데, 잘 안 돼서 문제”라고 답했다.
이 대표는 문 전 대통령이 최근 문을 연 경남 양산 ‘평산책방’을 찾아 앞치마를 입고 일일 직원으로 변신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평산책방에서 ‘기술의 충돌’, ‘한국과학문명사’, ‘아버지의 해방일지’, ‘같이 가면 길이 된다’ 등을 구매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 대표에게 “대화라고 하는 것은 정치인에게 일종의 의무와도 같은 것으로 대화가 없으면 정치가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와 회동하지 않는 것을 우회적으로 지적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문 전 대통령은 “민주당이 단합하고 더 통합하는 모습으로 현재 국가적 어려움을 타개해 나가는 데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전 대통령은 최근 공개 활동이 부쩍 늘고 있다. 국립 5·18 민주묘지 관리사무소에 따르면 문 전 대통령은 오는 17일 전임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이 묘지를 참배할 예정이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 행보를 본격 재개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문경근 기자
2023-05-11 6면